류샹 기권후 중국 관중 썰물처럼 빠져
류샹 기권후 중국 관중 썰물처럼 빠져
  • 신아일보
  • 승인 2008.08.19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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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중, 비매너 또 빈축
중국 관중들의 비매너 행위가 또다시 여론의 빈축을 사고 있다.

육상 남자 110m 허들 경기를 앞둔 18일 낮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은 올림픽 2연패를 노리고 있는 13억 중국인들의 '육상 영웅' 류샹(劉翔)을 응원하기 위해 모인 중국인들로 가득차 있었다.

류샹이 약간은 불편한 듯한 모습으로 경기를 위해 스타트 라인 앞에 섰을 때만 해도 경기장 안을 가득 메운 중국 관중들은 '중궈 자여우(加油, 힘내)'를 외쳤다.

몇 분 후 출발 신호가 떨어지자 5번 레인에 있던 네덜란드의 마르셀 반 데르 베스텐이 부정 출발을 했고 이때 류상은 몇 발짝을 옮긴 뒤 갑자기 다리를 절뚝거리며 얼굴을 찡그렸다.

당시만 해도 류샹의 경기 출전 포기 사실을 몰랐던 중국 관중들은 힘껏 '자여유'를 외치면서 일사분란한 손동작을 해댔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류샹이 자신의 허벅지에 붙은 출전 번호 스티커를 떼면서 경기장을 빠져 나가자 류샹의 출전 포기 사실을 예감한 몇몇 관중들은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고 경기는 시작됐다.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한 관중석에서는 연이어 "류샹은 왜 출발을 안하지"라는 걱정어린 목소리와 함께 "류샹이 너무 잘 해서 그런 걸거야", "류샹 컨디션이 안좋아 보여" 등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고 지나치게 소란스런 관중들의 목소리에 당시 현장에 있던 중앙방송인 CCTV의 아나운서들도 당황을 하기 시작했다.

곧이어 전광판에 '류샹 부상으로 경기 출전 포기'라는 글씨가 나타나자 경기장은 곧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격분한 시민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고 매우 무서운 속도로 중국 관중들이 한꺼번에 빠져 나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불과 경기가 시작된 지 20분도 채 안돼 경기장은 거의 텅 비었고 당시 올림픽 생중계를 하던 CCTV의 아나운서의 모습에는 당황스런 모습이 몇 분간 잡힌 뒤, 끝내 방송을 포기하고 말았다.

이와 관련, 당시 경기장에 있던 한 호주 관중은 "전체의 60%가 빠져 나간 것 같다"면서 "아무리 자국의 선수가 퇴장을 했다고 해도 이는 우리를 무시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미국인 관중도 "썰물이 빠져 나가는 줄 알았다"면서 "전쟁 상황이라도 이보다 심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면서 중국인 관중들의 비매너 행위를 꼬집었다.

한편,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중국인은 "내가 오늘 여기에 온 것은 류샹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다"면서 "류샹의 경기를 보기 위해 2500위안을 주고 표를 구입했다"며 분한 감정을 삭히지 못했다.

류샹이 출전하는 경기는 그동안 개회식, 폐회식 티켓과 함께 원가보다 20배 넘는 가격으로 거래돼 오는 등, 그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한편, 류샹의 불참 선언으로 오는 21일 열리는 남자 110m 허들 결승 티켓은 하루 아침에 가격이 다운되는 등 된서리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