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안돼, 이젠 행동할 때”
“말로는 안돼, 이젠 행동할 때”
  • 전성남기자
  • 승인 2008.08.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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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태, 독자 원구성 강행 의지 피력…민주당 압박
민주 “단독국회 강행시 장기파행 갈 것” 이회창 “민주, 국회 본래기능 훼손” 비판 한나라당 지도부는 18일 원구성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회법 개정안 직권상정을 불사하는 등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며 민주당을 강하게 압박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말로만 해서 되겠느냐”며 “이제 행동할 때가 아닌가”라고 독자 원구성 강행 의지를 피력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오늘 직권상정될 국회법은 이미 3당이 합의한 안인데, 민주당이 이를 직권상정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나는 행동”이라며 “더 이상 기다리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미 지난 12일 국회의장 앞에서 3개 교섭단체 대표가 19일까지 원구성을 하기로 합의하고 사인까지 다 했다”며 “민주당이 사인까지 한 사안을 뒤집는 것이 한 두번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그는 “여야 다툼은 국익을 위한 것이지, 사감이나 감정으로 다투는 것이 아니다”며 “지금 다툼을 보면 민주당이 대선과 총선에서 진 분풀이를 하는게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화와 타협을 구실로 억지를 부려서는 더 이상 안 된다”며 “민주당이 협력해 줄 것을 간곡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국회가 원구성조차 합의하지 못해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며 “이제 금년을 마무리 하는 준비를 각자 위치에서 해야 할텐데 국회가 이런 모습을 보여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광우병이 발생한 나라에서 5년간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것을 명문화 해달라는 야당의 주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라고 보여진다”며 “야당 지도부는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국회가 최소한 정상화 될 수 있도록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국회 원구성 협상 결렬시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으로 여당이 단독 국회를 강행할 경우 장기파행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의장의 직권상정 시사 발언에 대해서도 “만의하나 청와대의 요구에 따라 단독국회를 강행한다면 국회는 영혼을 잃고 장기파행으로 갈 것”이라고 경고한 뒤 “의장이 할 책무는 직권상정이 아니라 청와대의 국회개입, 무시를 단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가축법 수정안을 한나라당이 거부한데 대해 “배경에 청와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가 손을 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금년도 캐나다에서는 광우병 발생이 3번째인데, 캐나다 소가 미국을 거쳐 얼마든지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는 통로가 열려있어 국민은 불안하다”며 “이 정권은 공안정국을 만들어서 국민들을 억압하고 또 언론을 탄압하고 수를 가지고 정치를 하면서 국민들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려 한다”고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정 대표는 “모든 것을 힘으로 밀어붙여 국민들을 압살시키겠다는 것이 이 정권이 태도”라며 “민주당은 이런 태도를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안 가운데 일부를 수정해 한나라당에게 제시한 것과 관련, “원래 완벽한 수준의 입법을 생각했지만 정부의 입장도 있고, 국회라는 것이 여야가 함께 하고 협상을 통해 하는 것이지 일방통행이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많이 양보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마저 못하겠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에 “특위가 아무 성과물도 내지 못할 때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며 “우리는 가축법 개정안을 꼭 성공시켜야 하고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18일 오전까지 원구성 협상 시한을 못 박은 김형오 국회의장에 대해서도 “국회법 취지와 다른 마치 한나라당 국회의장처럼 처신하는 것 같아 참으로 안타깝다”며 “의장께서는 국회의 위상을 생각해서라도 제발 체통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민주당의 ‘선 가축법개정, 후 원구성’ 주장과 관련, “‘본말전도’이자 국회의 본래 기능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원구성 전에 법안에 대한 대강의 처리 방향을 협의할 수는 있지만, 구체적으로 법안의 내용이나 조항 하나까지 미리 타결한 다음 원구성을 하자는 것은 국회의 본래 기능을 망각한 행위”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물론 그동안 협상이 잘 되지 않은 것은 한나라당이 ‘거여’의 자세로 충분히 아량 있게 협상을 이끌지 못한 탓도 있다”면서도 “선진당은 그동안 인내심을 가지고 필요한 경우 야당과 공조해 왔지만 국민들에게 지탄받는 일을 계속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그는 “가축법은 이 정도에서 타협을 하고, 만약 잘 되지 않으면 집 안에 들어가 원내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며 “민주당이 실력으로 (원구성을) 저지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원구성이 된 다음에 가축법 논의 과정에서 그런 말을 하면 된다.

같은 야당의 입장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권선택 원내대표는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회가 두 달 이상 헛돌고 있는데 9월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을지 걱정”이라며 “지금은 올림픽 특수 때문에 국민의 비난 여론에서 비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국민의 여론은 따갑다”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어제도 양당 원내대표와 접촉을 했다”며 “좀 전에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와 만나 논의했고, 오전 중으로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와 만나서 중재를 시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