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중국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황색 탄환' 류샹(24, 중국)이 예선전도 참가하지 못하고 부상으로 출전 포기 의사를 밝히자 중국 네티즌들이 의심어린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류샹은 18일 낮 12시50분(이하 한국시간)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에서 열린 육상 남자허들 110m 예선 1라운드 6조 경기에서 갑자기 오른쪽 발목의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출전을 포기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류샹의 경기를 보기 위해 TV 앞에 앉아 있던 중국 네티즌들은 수천 개의 댓글을 달며 류샹에게 실망감을 표시했다.
한 네티즌은 "경기 전에만 해도 자신있다고 하더니만 왜 갑자기 경기를 진행하자마자 아프다고 하느냐"면서 "예선에서 떨어질까봐 무서워서 그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무서워서 도망간 것이냐. 당신을 영웅으로 삼기에는 우리가 너무 창피하다"면서 "일찌감치 출전을 포기했더라면 우리들은 당신을 주목하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비아냥거렸다.
심지어 한 네티즌은 "거짓말쟁이 류샹에게 혹독한 맛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간이 콩알 만한 류샹은 국제대회에 출전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일부 네티즌들은 류샹의 경기 출전 포기에 대해 애정어린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13억의 주목을 받고 있는 그의 스트레스를 충분히 이해한다"면서 "금메달보다는 류샹 당신의 다리가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류샹은 영원한 우리 중국 국민들의 우상이다"면서 "다리를 영원히 못쓰게 되는 것보다 출전을 포기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중국 네티즌들이 류샹의 부상과 관련해 의심을 가질만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그동안 로이터나 AP통신 등, 외신들은 류샹에 대해 "상처가 심해 2연패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은 "류샹은 컨디션도 좋고 약간의 부상이 있기는 하지만 2연패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보도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는 18일 오전 11시59분 발 뉴스에서 류샹의 코치인 쑨하이핑(孫海平) 코치의 말을 인용 "라이벌에 대해서 단 한번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운만 따라준다면 이번 올림픽에서 2연패가 가능할 것이다"면서 경기전 자신감 넘치는 류샹의 모습을 보도했다.
이는 경기가 시작되기 불과 1시간 전이었다.
이 같은 보도에 중국 시민들은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스타트 블럭에 들어간 류상은 절뚝거리며 고개를 떨군 채 경기장을 빠져 나왔다.
한편, 류샹은 그동안 다리 근육통과 아킬레스건 부상 등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안방에서 치러지는 대회라는 점과 자신에게 쏠린 이목으로 인해 출전을 강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