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스, "8개의 금메달을 딴 것은 내 운명"
펠프스, "8개의 금메달을 딴 것은 내 운명"
  • 신아일보
  • 승인 2008.08.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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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의 금메달을 딴 것은 내 운명이다.

어머니를 위해 내년에 꼭 로마에 가겠다.

"
올림픽 사상 첫 8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4, 미국)가 17일 오후 2시30분(이하 한국시간) 올림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갖고 8관왕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날 펠프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MPC기자회견장을 찾은 취재진의 수는 약 300여명 가량 됐다.


이들은 기자회견 시작 약 1시간30분전부터 자리를 잡으며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기자회견이 예정보다 약 1시간 가량 늦게 시작됐지만 자리를 뜨는 이는 없었다.

미국 출신의 한 여기자는 "엉덩이가 아파 죽을 지경이다.

펠프스는 엄마와 같이 있는 것인가"라며 우스갯소리를 건네기도 했다.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등장한 펠프스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며 긴장을 풀었다.

이후 그는 여유를 찾고 좌중을 웃기는 유머를 섞어가며 능수능란하게 기자회견을 해 '역시 스타'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는 "내가 이룬 것들이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든다"고 8관왕의 기록을 세운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오는 21일 베이징을 떠날 예정이다.

그전까지는 여러 약속이 잡혀 있어 다른 일정을 소화하지는 못할 것"이라며 "집(볼티모어)에 돌아가면 5분 동안 침대에 누워 아무 것도 안할 것이다.

(웃음) 하루 빨리 돌아가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펠프스가 기록한 8관왕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이번 올림픽이 열린 중국과 관련이 있다.

중국에서 '8'은 행운의 숫자를 뜻한다.

올림픽 개회식이 8월8일 오후8시에 열린 것은 중국인들의 '8'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펠프스 역시 '8'이라는 숫자가 자신에게는 운명과도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 8월8일 올림픽이 개막됐다.

그런데 내가 8개의 금메달을 땄다는 것은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연하게도 모든 것이 다 맞아 떨어졌다.

지금 상황에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매 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었다.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받던 때 같은 몇 장면들은 정말 잊기 힘들 것"이라며 "자유형 100m 준결승을 치른 뒤에는 너무 피곤했지만 영화도 보고 잠도 자면서 나름대로 휴식시간을 가졌다.

경기를 치른 다음 날 잠에서 깨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감독(밥 보우먼)의 잔소리도 짜증났지만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신데 대해 감사함을 전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올림픽선수촌에 머무르고 있었던 펠프스는 "여러 종목의 선수들을 만나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각자 일정이 있어 몇명 밖에 만나지 못했지만, 그동안 정말 만나고 싶었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이상 테니스), 덕 노비츠키(농구) 등을 볼 수 있어 정말 기뻤다.

올림픽선수촌의 분위기는 정말 좋다"고 설명했다.

펠프스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신을 수영선수로 키워주고 용기를 북돋아 준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사랑을 다시 드러내 화제가 됐다.

그는 "지금 어머니를 보면 아무 말 없이 꼭 껴안고 싶다.

단 30초 만이라도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단둘이 만나 편안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

선수생활을 계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계속할 것이다.

왜나 하면 어머니께서 로마(로마세계수영선수권대회, 2009년 7월)를 꼭 보고 싶다며 엄청난 압력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펠프스는 "수영이 아닌 다른 운동을 했다면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아마 다른 직장에 다니고 있었을 것"이라며 "아직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이곳까지 오는 것도 긴 여정이었지만 앞으로도 목표를 더욱 높게 잡고 도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보우먼 감독은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펠프스의 스프린트(단거리) 참가 가능성에 대해 "(단거리 종목 참가는)안하는 것이낫다고 본다.

물론 좋은 성적을 내겠지만 지금까지 유지해온 훈련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