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프스, 장애도 세계도 모두 뛰어넘다
펠프스, 장애도 세계도 모두 뛰어넘다
  • 신아일보
  • 승인 2008.08.18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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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한국시간) 올림픽 사상 최초 8관왕을 달성한 마이클 펠프스(23, 미국)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세인의 이목을 끌고 있다.

펠프스의 어린 시절 별명은 '펠피시(Phelfish)'로 알려져 있다.

펠피시(Phelfish)는 '펠프스(Phelps)'와 물고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피시(fish)'의 합성어다.

물고기처럼 빠르게 헤엄친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사실 이는 어릴 적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 따르는 '이기적인'(셀피시, selfish) 행동에 대한 주위의 평가에서 나온 별명이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학령전기 및 학령기 아동들에게 나타나는 정신과적인 장애로, 미국 아동의 3~5%, 학령기 아동의 2~20%가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는 1개 학급 중 3~4명 정도가 이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 장애로 진단된 어린이는 과잉행동, 집중력저하, 충동조절장애 같은 증상을 보인다.

그 결과 정상적인 학교생활 및 가정생활에도 큰 지장을 받게 된다.

펠프스는 ADHD로 유발된 과잉행동을 제어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수영을 시작했다.

수영선수로 활동했던 누이들을 따라 수영장에 다니기 시작한 것.
다행히 펠프스는 수영에 뛰어난 재능을 보였고, 10살 때 이미 미국 내 또래 가운데 따라올 선수가 없을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미국 주니어기록까지 세우는 등, 빠른 성장세를 보인 펠프스는 15세에 국가대표로도 뽑혀 2000시드니올림픽에 출전했다.

당시 접영 200m 5위를 기록한 펠프스는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펠프스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펠프스는 시드니올림픽 직후 15세9개월의 나이로 접영 200m 세계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어 열린 2001후쿠오카세계수영선수권대회 접영 200m에서 자신의 기록을 또 한 번 경신, 1분54초58의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해 세계수영계의 '신동'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3년 후 무대를 아테네로 옮긴 펠프스는 연일 금메달 행진을 벌여 마크 스피츠의 7관왕에 도전했다.

하지만 펠프스는 '인간어뢰' 이안 소프(26, 호주)가 버텼던 자유형 200m와 남아공 선수들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던 400m 계영 등에서 금메달을 놓쳐 6관왕에 그쳤다.

심기일전한 펠프스는 4년 뒤 베이징에서 마크 스피츠의 기록에 재도전했고, 결국 8관왕에 올라 세계 스포츠사를 다시 썼다.

펠프스의 인간승리를 지켜본 중앙대학교 이영식 교수(정신과)는 "물속 공간은 ADHD 아동들이 과한 행동을 분출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이며 동시에 집중력 증가에도 도움이 되는 곳"이라며 수영이 펠프스에게 미친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했다.

수영을 통해 ADHD를 이겨낸 펠프스는 기량뿐만 아니라 인성 면에서도 나무랄 데 없는 선수로 자랐다.

노민상 한국 수영대표팀 감독은 이번 올림픽 도중 펠프스를 만났다며 "성실하고 인성이 착한 선수다.

내가 셔틀버스에 앉아 있는데 앞에 서 있기에 가방을 들어주겠다고 했는데 괜찮다고 그러면서 고맙다고 배지를 주더라"고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그는 "세계적인 선수가 코치의 명령은 칼같이 실행하는 것을 여러 번 봤다.

겸손하고 매우 성실한 선수다.

이는 세계정상유지의 원동력"이라며 펠프스를 높이 평가했다.

장애도, 세계의 각지의 경쟁자도 모두 뛰어넘은 펠프스의 이야기가 올림픽에서 인간승리를 목격하고자 했던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