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들어올린 '장미란'
세계를 들어올린 '장미란'
  • 신아일보
  • 승인 2008.08.16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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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용상 합계 326kg로 세계신기록
무솽솽,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보자."

세계를 들어올린 장미란(25, 고양시청)이 감격에 겨운 소감과 함께 최대 라이벌 무솽솽(24, 중국)과의 재회를 바랐다.

장미란은 16일 오후 8시(이하 한국시간) 베이징 항공항천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역도 여자 최중량급(75kg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과 용상 합계 326kg의 기록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장미란은 지난 2004아테네올림픽과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서 중국 선수들에게 밀려 은메달에 그친 한을 말끔히 씻어냈다.

또한 한국 여자역도 사상 첫 금메달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장식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인상과 용상 합계 302,5kg를 들어 은메달을 차지했던 장미란은 이미 금메달을 따놓은 상태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보였던 무솽솽(24, 중국)이 불참했기 때문에 특별한 도전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상 1차시기에서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무려 10kg 정도 차이가 나는 132kg을 신청해 성공시킨 뒤, 2차시기에서 136kg을 들어올려 지난 2000시드니올림픽에서 딩메이위안(29, 중국)이 작성한 올림픽기록(135kg)을 뛰어 넘었다.

기세를 이어간 장미란은 3차시기에서 140kg까지 성공시켜 지난 2006년 12월6일 무솽솽이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세운 139kg의 세계기록을 갈아치워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용상에서도 장미란의 기록경신 행진은 거침이 없었다.

1차시기(175kg)를 가뿐히 성공시킨 장미란은 2차시기(183kg)를 넘어 아테네대회 금메달리스트 탕궁훙(29, 중국)이 세운 182kg의 용상 세계기록을 경신함과 동시에 인상과 용상 합계에서도 무솽솽의 기록(319kg)을 깼다.

마지막 3차시기에서 도전한 장미란은 관중들의 환호 속에 불과 몇분 전 자신이 세운 세계기록에 3kg가 더 추가된 186kg을 들어올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장미란은 시상식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금메달 획득 소감을 밝혔다.

장미란은 "그동안 성원해주신 가족과 친지, 동료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중량을 드는 운동이라 (올림픽을 준비하며)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부상이 있을 때 많이 힘들었는데 끝까지 믿고 기도해주신 모든 분들이 있었기에 이번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연습 때 얼마까지 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활짝 웃으며 "(금메달 획득이) 너무 기쁘다.

아무리 좋은 능력이 있어도 금메달은 하늘이 주시는 것 아닌가"라며 감격스러워했다.

장미란은 오는 2009년 경기도 고양에서 열리는 국제역도연맹(IWF)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을 넘어 내친 김에 2012런던올림픽에도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일단 고양세계대회 우승이 목표이지만 4년이라는 시간은 긴 것 같아도 금방 지나간다.

꾸준히 훈련하다보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다짐했다.

사실 장미란은 이번 대회에서 무솽솽이 출전할 것을 대비, 인상과 용상 중량을 조절하는 작전을 준비하는 등, 치밀한 금빛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그러나 지난 7월 무솽솽이 돌연 올림픽 참가를 포기, 장미란은 딱히 경쟁자가 없는 다소 외로운(?) 상황에서 경기에 나서야 했다.

장미란은 "무솽솽이 당연히 올림픽에 출전할 것으로 봤는데 그렇지 않아 의외였다"며 "내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만나 진검승부를 펼친다면 (경기가) 외롭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