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빚 못갚아 ‘주택압류’ 55%↑
美, 빚 못갚아 ‘주택압류’ 55%↑
  • 오승언 기자
  • 승인 2008.08.16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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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물가는 0.8% 상승, 17년 반 만에 최고
미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재산상 타격을 입은 미국 사람들이, 빚을 못 갚아 주택이 압류되는 건수가 1년 전보다 무려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4일 가압류 주택 판매업체인 ‘리얼티트랙(Realty Trac)’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지난 7월 신청한 주택 가압류(포어클로저) 신청건수는 27만2000건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17만5000건)보다 5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내 464가구당 1가구 꼴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전달보다는 약 8% 늘어난 수준이다.

이는 한 달 새 7만7000채 더 많은 주택이 대출기관 소유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최근 주택가격 하락과 강화된 대출기준, 경기침체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돼 빚을 지고 있는 주택 소유자들은 더욱 가압류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주택 담보 대출자들은 보유 주택의 가치를 훨씬 웃도는 빚을 지고 있음에도, 주택을 사겠다는 사람을 찾지 못해 변제가 가능한 수준의 대출금리 조차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은행과 투자자들 역시 채무 불이행으로 늘어나는 압류 주택 수를 감당하지 못해 주택 가격을 파격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는 상황이다.

주택 가압류 증가율은 네바다·캘리포니아·플로리다·애리조나와 오하이오 등 5개 주 (州)에서 가장 두드러졌으며, 미국 내 8개 주를 제외한 모든 주가 지난해보다 높은 주택 가압류 증가율을 보였다.

한편 미국 소비자 물가가 17년 반 만에 가장 가파르게 치솟았다.

에너지가격과 식량가격의 급등이 물가를 위로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7월 물가는 전달에 비해 0.8% 상승, 전문가들의 전망치보다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월 전월 동기대비 1.1%에 이어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7월 CPI는 1년 전에 비해서는 5.6% 상승한 것으로 지난 1991년 1월(5.7%)이후 17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전년 동기 대비 5.1% 상승을 전망했지만, 훨씬 넘어선 것이다.

7월 한 달 간 에너지가격은 전달보다 4% 올랐으며, 1년전 보다는 무려 29.3%나 급등했다.

식량가격은 지난달보다 0.9% 올랐고, 전년에 비해서는 6% 상승했다.

주요품목의 7월 CPI는 전달에 비해 0.3% 올라, 전달(0.2%)보다 상승폭이 컸으며, 1년 전과 비교해보면 2.5% 상승해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4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