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상임위원장 ‘불꽃’ 경선 예상
한나라, 상임위원장 ‘불꽃’ 경선 예상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08.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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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위·통외통위등 3~4개…19일 의원총회서 선출
한나라당은 여당 몫의 상임위원장 선출을 놓고 오는 19일 의원총회를 통해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당초 한나라당 몫의 11개 상임위원장에 대해 단독후보를 내정했지만 내정명단에 오르지 못한 의원들이 경선을 요구, 15일 현재까지 정보위, 통외통위, 문광위 등 3~4개의 상임위에서 경선이 예상된다.

정보위원장에는 울산에 지역구를 둔 3선의 최병국 의원이 내정된 가운데 서울 영등포가 지역구인 3선의 권영세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사람은 선수는 같지만 검찰 선후배 사이다.

통외통위원장에는 4선의 경기출신 남경필 의원이 내정된 가운데 3선의 서울출신 박진 의원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남 의원은 당내 ‘소장파'로서 명망이 높은 반면, 박 의원은 통일외교 전문가로 의원외교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문광위원장에는 3선으로 선수가 같은 고흥길 의원과 정병국 의원이 맞붙을 전망이다.

고 의원은 이미 문광위원장에 내정돼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지만, 정 의원의 경우 당내 미디어 정책을 주도하며 일찌감치 문광위원장 후보에 이름이 올라, 팽팽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 밖에 이병석 의원이 내정된 국토해양위의 경우 윤두환 의원이 경선에 출마할지 여부를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상임위 내정에 불만을 품고 경선을 요구한 의원들이 홍준표 원내대표의 ‘낙선시 해당 상임위 배제' 발언을 놓고 강력 반발하는 등 지도부와 신경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권영세·박진·윤두환 의원 등은 홍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당헌·당규에도 없는 악법을 만들어 사실상 경선을 막으려는 협박이나 다름없고, 이는 원내대표로서 권한을 벗어난 독선이며 비민주성의 극치를 드러냈다"고 맹비난했다.

홍 원내대표도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헌에 상임위 배정의 권한은 원내대표에게 있다고 규정돼 있다"며 “(경선에서 떨어진 사람을) 배제하려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경쟁을 한 사람들끼리 같은 상임위에 배속시키는 것이 정치 도의나 국회 관례에 맞지 않는다"고 맞섰다.

한나라당은 과거에도 상임위원장 배정을 둘러싸고 크고 작은 잡음이 있었다.

17대 후반기 상임위 배정 때도 재경위원장과 여성위원장이 의원총회를 통해 경선을 치렀다.

당시 재경위원장 후보 경선에서 3선의 정의화 의원이 재선의 이한구 의원을 눌렀고, 비례대표 초선 의원 두명이 붙은 여성위원장 후보 경선에서는 문희 의원이 이계경 의원을 따돌렸다.

일각에서는 상임위원장 경선이 “오히려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한편, 상임위 배정을 주도한 원내대표의 정치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여당이어서 좋은 점은 (의원들에게) 줄 자리가 많다는 것"이라며 “홍 원내대표가 ‘후반기에 배려할테니 조금만 참으라'고 잘 다독였으면 될 일을, ‘“배제하겠다'는 말을 왜 해서 감정을 상하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상임위 배정 전까지는 그야말로 원내대표가 최고로 힘을 받을 때"라며 “상임위 배정만 마치고 나면 거기서 배제된 인사들이 홍 원내대표에게 무섭게 달려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