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아줌마' 사이에서 빛난 '한국처녀' 남현희
'伊 아줌마' 사이에서 빛난 '한국처녀' 남현희
  • 신아일보
  • 승인 2008.08.11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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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희가 결승전에서 랭킹 1위 베찰리에게 4초를 남겨두고 1점을 허용 아쉽게 금메달을 내줬다.

155cm의 단신 '땅콩검객' 남현희(27, 서울시청)는 11일 국립컨벤션센터 펜싱홀에서 벌어진 펜싱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발렌티나 베찰리(34, 이탈리아)에게 5–6으로 분패,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김영호와 이상기가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건 후 8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이어서 아쉬움이 남지만 남현희의 상대들을 보면 그의 대단함을 실감할 수 있다.

이번 여자 플뢰레 개인 4강에 오른 선수들은 남현희를 제외하면 모두 이탈리아 선수들이다.

게다가 나란히 국제펜싱연맹(FITA) 플뢰레 랭킹 1, 2, 3위를 유지하고 있는 강자들이다.

남현희를 꺾은 베찰리는 랭킹 1위(376점)로 노련함과 '일합(一合)'을 아는 베테랑이다.

무엇보다 베찰리는 지난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이탈리아 펜싱대표로 올림픽에 대뷔, 이번 베이징올림픽이 4번째 무대이다.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 플뢰레 개인에서 2연패를 거둔 세계 최강 중의 최강인 베찰리는 이번에도 우승을 차지해 올림픽 3연패를 거둔 이탈리아의 '펜싱영웅'인 셈이다.

남현희가 준결승에서 제압한 조바나 트릴리니(38, 이탈리아)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실력자.

트릴리니는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플뢰레에서 금메달을 차지했고 애틀랜타와 시드니에서 동메달, 아테네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4회 연속 메달을 차지한 이탈리아 펜싱의 '살아있는 전설'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3~4위전에서 트릴리니를 꺾은 마르게리타 그란바시(29, 이탈리아) 역시 랭킹 3위로 남현희(4위)보다 높은 랭킹에 올라있는 선수이다.

이들 사이에서 우리의 '땅콩검객'이 은메달을 따낸 것이다.

대단함을 이루 말할 수 없다.

남현희에게는 4년 뒤 2012년 런던올림픽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