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농민들 “믿는도끼에 발등 찍혀”
밀양 농민들 “믿는도끼에 발등 찍혀”
  • 밀양/안병관기자
  • 승인 2008.08.09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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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모 농협직원들 비료 빼돌려 장사
밀양지역 모 농협직원들이 비료를 빼돌려 장사를 하고 많은 사료가 사라져도 상부기관에 보고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마무리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농민들은 최근 유류, 비료, 사료 등 가격인상으로 농업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 농민들을 도와주어야 할 농협직원들이 시세차익을 노려 창고에 쌓아놓고도 판매를 하지 않아 배신감에 분노를 느끼고 있다.

최근 비료와 사료 값 인상으로 농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밀양 S농협 직원 J(51)씨는 지난 5월 비료가격이 오르면 되팔려고 1000여 포대의 비료를 빼돌려 수백여만원의 시세차익을 챙겼다가 자체 감사에 적발돼 파면됐다.

특히 당시 J씨는 빼돌린 비료가 창고에 쌓여 있는데도 비료를 구하러 온 농민들에게 구할 수 없다며 판매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져 비료값 인상에 고통 받고 있는 농민들의 고통을 가중시켰다.

또 밀양 D농협은 창고에 쌓아두었던 사료 130포대가 사라졌지만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담당직원에게 경고와 함께 340여만 원을 변상토록 하고 상부기관에 보고도 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특히 D농협측은 분기별로 재고 조사를 한다면서도 130포대의 사료가 언제쯤 없어졌는지조차 모르고 있는 등 일선 농협의 자재 관리의 허점을 노출시키는 등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손모씨(57세, 상남면)는 “농민들과 농협직원들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 놓여있어 믿고 신뢰해 왔으나 이번 사건으로 믿을 수가 없고 분노를 느낀다”며 “이제 농민들은 누구를 의지하고 믿고 농사를 지어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경남본부는 내부 직원에 의한 비료와 사료 빼돌리기 등 비리가 더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뒤늦게 진상조사에 나서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