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검사' 사상 첫 금빛 찌르기
'여검사' 사상 첫 금빛 찌르기
  • 신아일보
  • 승인 2008.08.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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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희, 11일 출전
남현희가 '여검사' 사상 처음으로 금빛 찌르기에 도전한다.

여자 플뢰레 남현희(27, 서울시청)는 11일 4년간의 땀을 흘려온 결실을 얻기 위해 비장한 각오로 검을 든다.

지난 2일 베이징에 입성한 남현희는 "중국 땅은 낯설지 않다. 착실하게 마무리훈련을 소화해 좋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소감을 밝혔었다.

이날 공항에서 '남현희는 금메달을 못 딸 수 있다'라는 말을 던졌다.

그 이유는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는 발렌티나 베잘리(이탈리아)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 좋게도 남현희는 세계 최강 베잘리와 다른 조가 됐다. 남현희가 승승장구한다면 결승전에서 베잘리와 격돌하게 된다.

현재 남현희의 대진운은 좋다.

32강전부터 16강전까지는 한 두수 아래의 선수들과 싸운다. 8강전에서 만날 확률이 높은 카롤린 고르비스키(독일)는 강하지만 스피드와 기술적인 측면에서 남현희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현희는 그동안 작은 키(155.2cm)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애써왔다.

자신의 최대 장점인 빠른 스피드를 살리면서 상대가 공격 후 빠질 때 역습을 노리는 스타일의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공격을 다듬었다. 또한 상대 허점을 파고드는 능력도 배가시켰다.

4강 진출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되나 그 다음부터가 문제다.

누가 4강에 진출하지는 모르지만, 그 후부터 상대해야 할 선수들은 녹록치 않다. 경기운영 능력 외에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누가 실수를 줄이고, 탁월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승리의 관건이다.

남현희는 "예전에는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다. 그동안 부담감을 없애기 위해 많은 훈련을 해왔다"고 자신했다.

남현희는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8강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고,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아시아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이번에는 예전 이상으로 관록까지 붙어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는 해라는 평이다. 올해도 올림픽 금메달을 거머쥐지 못한다면 다음 기회를 노리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서른살이 넘어서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그 만큼 부담감은 가중될 것이다.

"모두 라이벌이라고 생각하고 매 경기 최선을 다 하겠다"는 남현희는 모든 것을 잊고 앞만 보고 달리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여자 펜싱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에 도전하는 남현희의 눈빛은 어느 때보다 빛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