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 파행 책임론‘팽팽’
여야, 국회 파행 책임론‘팽팽’
  • 전성남기자
  • 승인 2008.08.0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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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민주 불참하더라도 원구성 강행” 거듭 천명
민주 “여당 자성의 목소리 없어지고 강경론만 득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7일 원구성 협상 결렬과 장관임명 강행 등에 따른 국회 장기 파행 사태의 책임을 놓고 공방을 거듭 하는 등 정면대결 양상을 보였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민생은 외면하고 거리의 정치인으로 전락했다며 원색적인 표현을 통해 강도 높게 비난하고 민주당이 불참하더라도 원구성은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고, 민주당은 장관 임명 강행 등 여권이 민간독재에 의한 독주가 계속되고 있고 한나라당도 청와대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며 팽팽히 맞섰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민주당은 이제 완전히 거리의 정치인으로 전락했다”며 “(민주당은) 소리가 나는 곳이면 모두 가서 기웃거리는 거리의 정치를 하면서 국회는 폐쇄하고, 국민이 바라는 국회 정상화는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제까지 의도적으로 야당에 대한 쓴 소리를 삼갔지만 그동안 너무 많이 기다렸다.

이제는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다수의 횡포라는 말은 들어봤지만 소수의 횡포라는 말은 20여 년간 정치를 하면서 별로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정부가 법과 제도에 따라 장관 세 사람을 임명한 것을 가지고 마치 불법이나 저지른 것처럼 ‘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얘기하는데 ‘적반하장’은 이럴 때를 두고 하는 말”이라며 “우리가 선전포고를 한다면 그것은 민주당의 마비된 양심에 대한 선전포고일 것이고 하루 빨리 국회에 들어와 말로만 민생을 찾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민생을 찾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다음 주에도 민주당은 아마 민생은 내버려두고 코드 인사로 임명된 KBS 사장 구하기에 전력을 다 할 것”이라며 “그 행태가 적어도 8월 말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리는 원구성을 조속히 하고 민생 대책 마련에 진력을 다해야 한다”며 “민주당 몫의 상임위는 손대지 않겠다.

정치 투쟁, 거리 투쟁을 하다가 지치면 들어와서 자기 몫의 상임위를 차지하고 국회로 들어오든가 하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만나자고 해도 만나주지 않고 오늘 아침에도 민주당 당직자는 인터뷰에서 ‘찬바람이 불 때도 안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거리정치에 집중하더라도 민생은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총 모두발언을 통해 “청와대가 어제 장관 세 명을 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임명을 강행했다”며 “여야가 합의한 사항을 청와대가 짓밟아버린 것인데 국회를 존중하겠다고 하는 대통령 말씀과는 완전히 배치되는 결론으로 참 부끄럽고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그런 자세를 갖고 그런 태도를 통해 국회와의 관계를 갖는 것인지 어떻게 이 난국을 헤쳐 나갈지 걱정스럽다”며 “그만큼 우리가 단합해서 정부와 대통령과 한나라당과 유능하게 경쟁하고 싸우지 않으면 안 될 시점에 우리가 와있다.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한 각오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들을 유능하게 제대로 잘 처리해나갈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한다”고 말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정국경색이야 되든 말든 국회파행이 되든 말든 내식대로 하겠다는 대통령의 통치방식이 어디서 어떤 결과를 발생시키고 멈추고 바뀔지 크게 걱정”이라며 “여기에 여당도 독자성이니 책임성이니 하는 자성의 목소리는 없어지고 강경론이 득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원내대표는 “국정독주에 발맞춰 한나라당도 일당독주를 해나갈 계획인데 소수세력인 우리가 단호하고 투철한 의지를 통해 엄중한 상황을 돌파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아무리 이명박 정권의 서슬이 퍼렇다 하더라도 의회를 구성하고 있는 제1당 한나라당이 의회적 자존심이 훼손당한 것은 생각해보지도 않고, 청와대 눈치 보기에 급급하다”며 “협상의 당사자고 옥동자를 탄생시킬 뻔했던 홍준표 원내대표마저도 민주당에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하다.

이러다 홍 반장이 줄반장이 되는 것 아닌지 싶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 정권의 독주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국민들이 걱정하고 있다”며 “민간독재의 위험한 행진에 민주당은 온몸으로 맞설 것이고, 그 민간독재의 탄압의 강도가 강해질수록 민주당의 저항의 강도도 비례해서 강해질 수밖에 없음을 경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