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한탄강래프팅 전복사고 왜?
철원 한탄강래프팅 전복사고 왜?
  • 철원/최문한기자
  • 승인 2008.08.05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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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업체 출발지 수위기준판 상승 ‘의혹’…안전불감증도 ‘한 몫’
강원도 철원 한탄강래프팅 출발지인 순담계곡 강건너에 설치된 수위기준판이 몇몇 래프팅업체들이 고의로 상승시켜 고정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한탄강래프팅업체의 한 관계자는 “7월말이나 8월초 휴가객들이 대거 한탄강래프팅을 찾지만, 이 시기에는 항상 홍수나 폭우등으로 래프팅 운행이 중지되면서, 래프팅업체들과 투어객들의 실랑이가 증폭된다”며 “특히 이 시기가 래프팅업자들이 영업을 가장 많이 하는 만큼 한번이라도 래프팅보트를 띄어야만 돈이 된다는 안일한 의식 속에 래프팅운행 수위기준판을 지난해 몰래 약 50cm정도 위로 상승시켜 설치했을 것이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오후 100mm가 넘는 폭우로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순담계곡에 설치된 수위기준판이 적색 아래로 물이 잠겨있는 상태로 한탄강래프팅업체들은 운행을 감행하다 보트 4~5척이 전복되는 사고를 당하는 등 급류에 휘말려 조난을 당한 9명의 투어객들이 목숨을 잃을 뻔한 사고가 발생했다.

전복사고가 나기 전, 출발지인 순담계곡에는 래프팅운행을 감시·단속하는 여름파출소 경찰들이 있었지만, 수위기준판에 적색까지는 물이 차지 않아 운행을 제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시 쏟아지는 폭우와 함께 북쪽에 밀려드는 물줄기가 합쳐져 순식간에 강물이 불어나는 상황에서, 출발지부터 종착지까지 약 4km가 넘는 코스를 약 1시간 이상을 운항해야 하는 시간적인 계산을 참작하지 않은 채, 무조건 출발지에 설치된 수위기준판만을 기준으로 래프팅 출발을 용인하는 것은 ‘안일무사’한 안전불감증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한탄강래프팅 관리를 담당하는 철원군청 관계자는 “수위기준판에 최종수위 금지표시인 적색과 아래 수위인 노랑색의 확인도가 선명하지 못해 중간을 흰색으로 새로 칠했을 뿐, 올해부터 래프팅 담당을 했기 때문에 수위기준판을 상승시켜 고정시켰다는 것은 전혀 모르는 사실이다”고 일축했다.

한탄강래프팅의 주출발지인 순담계곡을 비롯해 뒷강, 승일교 아래, 직탕폭포 래프팅 선착장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업체들의 안전불감증을 예방할 수 있는 지도·계도가 절실한 상태다.

한편, 한탄강에서 펜션사업을 하는 한 주민은 “여름한철 무조건 영리를 위해서만 한탄강래프팅을 운영하는 것보다 공무원의 철저한 지도와 확인 그리고 업체들의 서비스를 통해 고객확충은 물론 안전하고 재미있는 래프팅문화를 조성해야만, 래프팅의 원조인 철원한탄강의 명성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