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걱대는 외교 도대체 뭘하고 있나
삐걱대는 외교 도대체 뭘하고 있나
  • 신아일보
  • 승인 2008.07.29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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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 지역 안보 포럼(ARF)에서 보여준 이 정부의 외교형태는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지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걱정부터 앞선다.

‘금강산 피살 사건’해결을 위한 문구를 무턱 대고 의장 성명에 포함 시키려다 실패했다.

특히 의장국인 싱가포르가 이미 확정한 성명 내용을 뒤늦게 수정해 달라고 간청하는 추태도 보였다.

한국 외교사에서 유례없는 망신을 당한 것이다.

ARF의장 성명은 지역 안보와 직결되는 북한의 ‘금강산 저격 살인’에 대해서는 수사(修辭)쯤으로 언급하고 남북 교류 등에 관한 10.4선언에 대해서는 북한의 주장을 복창하다 시피 했다.

그런데도 유명한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한 현지 한국외교팀은 발표 후에야 ‘대책회의’에 부산 했다고 한다.

앞서 5월 조지 여 싱가포르 외교장관 등이 외교장관으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박의춘 북한 외무상의 ARF참석 일정에 ‘공식 답방’일정까지 포함돼 있었다는 양국외교를 눈여겨봤던들 ARF의장국의 성명에 대해 뒷북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유 장관 일행은 금강산 피격사건을 국제공론화에 성공했다는 식의 ‘우물 안 개구리 자화자찬’이었다.

25일 수정된 의장 성명이 두 안의 언급을 모두 삭제한 것도 유 장관 팀의 항의결과라고 했지만 실은 북한 측의 항의가 수정의 주동력이었다는 사실까지 드러나고 있다.

싱가포르를 무대로 한 남북 외교전에서 사실상 패배하고도 국민을 향해서는 ‘절반의 승리’로 호도한 것이다.

우리는 ‘싱가포르 패배’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이 배제 되어 온 예정된 실패라고 본다.

그날아침 금강산에서 관광객 피격사건은 보고받는 이 대통령이 국회개원 연설에서 북한에게 10.4선언을 7.4공동 성명 남북기본 합의서, 한반도 비핵화 선언 등과 이행 방안에 협의하자고 제의했으니 그로부터 2주 뒤 싱가포르 무대에서 ‘금강산 사건’이 ‘10.4선언’ 보다 더 무게 있게 들리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외교 안보체계는 현안대응력도 남북 관계의 원칙도 없어 보인다.

자꾸 이런 일이 되풀이 되면 국론 통합은 멀어지고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