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못 추는 강남 고가 아파트
맥 못 추는 강남 고가 아파트
  • 신아일보
  • 승인 2008.07.2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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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대 10억선 붕괴…8억∼9억 원대 매물 쏟아져
과거 최고 10억 원 넘게 거래됐던 강남권 99㎡대 아파트들이 그동안 심리적인 지지선으로 여겨왔던 10억 원이 무너지면서 8억∼9억 원대 매물들이 쏟아져 나오는 등 고가 아파트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세금과 대출 규제의 영향에다 최근에는 고유가·고금리 등 전반적인 경기 악화로 인해 매수세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고가 아파트들의 매물 호가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6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지역 주요 고가 아파트 시세를 조사한 결과, 대치동 은마 102㎡의 경우 최저가로 나온 매물 가격이 9억3000만 원으로 2006년 11월의 최고 거래가인 11억6000만 원에 비해 2억3000만 원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은마아파트와 함께 대치동의 대표 재건축 단지인 청실1차 102㎡도 10억 원 아래의 가격대로 매물이 나와 있다.

2006년 11월 최고 거래가가 11억5000만 원을 기록한 뒤 내림세를 보여 현재 최저 매물가격은 9억3500만 원이다.

개포동 주공 5∼7단지(고층) 102㎡도 2006년 하반기 11억∼11억4300만 원선까지 거래됐으나 현재 가장 낮게는 8억6000만∼8억8000만 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또 2006년 11월 11억 원에 거래됐던 도곡동 진달래1차 115㎡도 최근 9억4000만 원까지 매물가격이 낮아졌다.

서초구 역시 과거 10억 원 이상 거래되던 재건축 아파트들이 속속 9억 원대로 진입했다.

잠원동 한신4차 115㎡는 9억8000만 원선으로 낮아졌다.

저층의 경우 9억3000만 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버블세븐지역 중 하나인 양천구 목동의 경우 최고 거래가보다 가장 하락폭이 두드러진다.

목동 신시가지 1단지 115㎡는 2006년 10월 최고가격이 13억 원에 달했지만 현재 나온 최저 매물가격은 9억5000만 원이다.

더욱이 강동구와 송파구의 경우 대단지 신규 아파트 입주가 더해져 하락폭이 더 크다.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의 경우 3·4단지 112㎡는 현재 8억3000만 원에 최저가 매물이 나와 있으며 명일동 삼익그린2차 역시 125㎡는 2006년 11월 11억500만 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8억 원 아래인 7억9000만 원에 급매물이 나왔다.

송파구에서는 잠실주공과 함께 대표단지로 꼽히는 장미아파트가 같은 사례다.

장미1차 128㎡는 2006년 11월 11억8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8억8000만 원에 매물이 있는 상태다.

이처럼 고가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권의 99㎡ 중형대 아파트에서 그동안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10억 원이 붕괴되고 있는 것은 전반적인 경기악화에 따른 수요 위축과 재건축 기대감 상실 등이 맞물려 나타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스피드뱅크 관계자는 “강남권은 그간 주택시장을 이끌던 대표 아파트라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더 크다”며 “최근 재건축과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규제완화가 검토되고 있지만 매수자들의 움직임은 여전히 미미한 상태에서 매물 적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이들 단지들의 가격이 반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