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특위 자료 범위 ‘공방’
쇠고기특위 자료 범위 ‘공방’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07.2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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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요구 자료들 국정조사 범위서 벗어나”
야 “여당 의원들이 정부편 들어 막고 있어” 여야는 지난 25일 국회 쇠고기 국정조사 특위에서 정부에 요청한 자료의 범위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야당에서 제출을 요구한 자료들에 대해 국정조사의 범위에서 벗어난다고 비판했고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야당은 요청한 자료들은 모두 쇠고기 문제에 한정된 것으로 여당의 동료의원들이 정부편을 들어 막고 있다고 맞섰다.

특히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자신이 요청한 224건의 자료 중 단 한 건만 받은 사실을 두고 이의를 제기했으나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이 국정조사 목적의 범위에서 벗어난 자료라고 비판하자 ‘행정부의 보호막’이라고 발언, 한나라당 의원들이 그 발언을 취소하라고 반발하면서 회의장의 분위기는 뜨거워졌다.

특위 간사를 맡고 있는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은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요청한 자료에 대해 “촛불집회 연행자 명단 등의 내용은 간사 간에 다루지 않기로 한 내용”이라며 “국정조사 내용과 거리가 있는 자료요청서”라고 말했다.

강기갑 의원은 이에 대해 “이런 부분도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서 일어난 일”이라며 “(한나라당이) MBC PD수첩 관계자를 요청하고 있고 협상 지점을 벗어난 내용도 논의되고 있다.

쇠고기 협상과 관련된 모든 것에 대한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해서 요청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김용태 의원은 “강 의원은 PD수첩 기타 몇 명을 요구한 것과 등치시키려고 하는데 이는 국정조사 목적에 맞지 않다”며 “PD수첩에 대한 타당성 요구는 추후에 논의할 사항”이라고 일축했다.

강 의원은 “협상이 잘못돼서 일어난 사항 아니냐. PD수첩도 협상의 내용규명 차원이 아닌데 그 사람들이 나온다면 국민의 저항과 항의에 의해 일어난 사건들도 연계가 된다고 본다”며 “국민들의 저항에 왜 경찰이 진압을 했는지 등을 국정조사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최병국 의원은 “촛불시위 진압 과정까지 논의하자는 강 의원의 말씀은 범위를 조금 벗어난 것 같다”고 말했고 김용태 의원도 “이를 PD수첩과 연계시키려는 것은 맞지 않다.

증인들이 국정조사 목적에 맞는지는 간사들이 결정할 사항”이라고 거들었다.

민주당 강기정 의원은 “이 자료를 의원들이 거부할 이유가 있느냐. 국조를 잘 하기 위해 참고하려고 요청하는데 왜 거부하느냐”고 반문했고 같은 당 변재일 의원도 “PD수첩은 추가협상에 영향을 줬으니까 되고 촛불집회는 안 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이에 가세했다.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PD수첩을 부르는 것은 미국산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우려에 대해 말도 들어보고 하기 위해 전문가도 부르는 것”이라며 “촛불집회 주도자들에 대해 출국금지를 왜 했느냐고 따지는 것은 명백하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갑 의원은 “요청한 자료는 전부 쇠고기 관련 부분에 국한한 것”이라며 “경찰이 배후세력을 따지면서 별별 의혹을 제기하는데 이 때문에 촛불집회의 분노도 확산됐고 여기에 관련해 일어난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사철 의원은 “(자료는) 세금으로 만드는 것이다.

공무원이 자료를 작성해서 보내는 것인데 공무원이 쓸데없는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냐”며 “여야 간사들이 집회의 타당성, 진압과정의 문제점 등에 대해서는 증인을 제외하고 국정조사에서 거론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그렇다면 자료도 받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강기갑 의원은 이에 대해 “상대에 따라서 필요여부가 다를 수 있다.

왜 동료 의원이 요청했는지 들어보고 그런 말을 해야 한다”며 “전반적인 국민들의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것이 입법부의 견제역할 아니냐”고 말했다.

강 의원은 “동료 의원에게 인신공격식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며 “이사철 의원은 행정부를 보호하고 국정조사의 발목을 잡으려 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사철 의원은 “내가 무슨 보호막이냐”고 발끈했고 권택기 의원도 “강기갑 의원의 사과를 들어야 한다.

(발언을) 취소해 달라”고 거들었다.

권 의원은 “오늘 정말로 이 자리에 왜 앉아 있냐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질서가 전혀 없는 것 같다”며 “재선, 3선 선배들은 상대를 배려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망스럽다.

개인적으로 국정조사에 끝까지 참석할지 여부를 고민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국정조사 특위의 목적에 맞게 해야 한다”며 “야당의 답답함은 알고 있다.

자료요청이 부실하면 기관보고나 청문회에서 해결하면 될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김용태 의원은 “오늘 회의 종료 직전에 강기갑 의원의 발언을 취소해 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그러자 강기갑 의원은 “책상을 치고 난리를 치고 싶다.

회의 일자만 나왔지 내용은 하나도 안 내놓고 있고, 추가협상 관련 내용도 하나도 안 내놓고 있다”며 “여야가 힘을 모아서 행정부의 이런 행태를 질타해야 하는데 동료 의원이 어떤 의도와 의지를 가지고 이런 자료요청을 했는지 설명을 했는데도 걸고넘어진다”고 강력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