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특사’ 말한 기억 없어”
박희태 “‘특사’ 말한 기억 없어”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07.24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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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청와대 난색에 제안 철회 등 해명 소동
공성진 ‘대북특사 무산’…“당·청 모두 신중해야” 한나라당이 24일 대북특사 제안을 철회하는 등 당청간 불협화음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박희태 대표가 전날 차명진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나라당내 정치인을 대북 특사로 파견토록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곧바로 일축하면서 당청간 당이 수습에 나선 것. 한나라당은 이날 박희태 대표가 자신의 특사 파견 제안 인터뷰 내용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일축했고 대변인 공식 브리핑을 해프닝으로 돌렸다.

박 대표는 K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그런 얘기를 한 기억이 없다”며 “대북특사 문제는 우리 당에서 한 이야기가 아니고 어떤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이야기고 그 쪽에서 묻기에 좋은 아이디어다, 이런 정도 동감을 표시한 것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아무리 이런 제안을 하더라도 북한이 노(NO)하면 정말 우리로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며 “이런 것도 역시 상당히 다른 채널을 통해서 이야기가 된 뒤에 제의하고 이렇게 할 분위기가 좀 무르익어야 제의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대북특사가 검토되고 파견될 경우 적절한 시기에 대해서는 “시기는 제 생각에는 빠를수록 좋지 않겠느냐 (하지만) 이것도 빨리 보내야 한다, 이렇게 말씀하지 말아 달라”며 “문제는 대통령도 말했지만 북한이 받아주느냐, 안 받아주느냐 이 문제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차명진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사실과 허위사실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앞으로 신중하게 하겠다”며 “박 대표에게 보고는 하지 않고, 서울 신문에 인터뷰 하신 내용이 맞습니까 하고 브리핑 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 대변인은 전날 “박희태 대표는 최근 꼬인 남북관계를 풀어내고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한 북측의 명백한 사과와 향후조치를 받아내기 위해 한나라당에 계신 훌륭한 정치인을 대북특사로 파견하도록 대통령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밝혀 안팎에서는 특사카드로 박근혜 전 대표가 거론되는 등 남북간 대화가 급진전 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으나 결국 해프닝이 되고 말았다.

24일 최고위원회에서는 이같은 소동을 두고 공성진 최고위원이 당청 모두에게 신중한 태도를 주문하는 등 질타가 이어졌다.

공 최고위원은 “어제 그제 대북 특사 문제가 부각되었는데 이는 당에서 하나의 아이디어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것이 즉각 대통령에 의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을 봤다.

집권 여당에서 충분한 협의를 한 후에 나왔어야 국민들에게도 안정적으로 비추어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도 이 문제를 즉각 거부하는 것보다는 아이디어 차원에서 들어오면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에 결정하자고 했으면 소통의 문제가 불거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청간 불협화음이 확산되자 지도부 내에서는 청와대와 주례회동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대책마련에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윤상현 대변인은 최고위 직후 현안 브리핑에서 “홍준표 원내대표가 ‘현안이 있을 때 만나는 것 보다는 지금 상황이 꼬여있는 상황에서 주례 회동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대북 특사를 바로 거절하는 모양새를 보면 주례 회동이 있어야 한다’는 강력한 의사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아직 당이 공식 제안을 한 것은 아니고 청와대가 이를 수락하는 문제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수시로 비공식 접촉을 통해 청와대와 현안을 조율했을 뿐 대표 취임 이후 한 차례도 청와대와 공식 회동을 갖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