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공리·원리 학살지, 유해발굴 ‘첫 삽’
외공리·원리 학살지, 유해발굴 ‘첫 삽’
  • 산청/박우진 기자
  • 승인 2008.07.2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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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주민 아닌 외지인…유가족 증언 없어 어려움
6.25 전쟁 전후로 민간인 수백 명이 학살됐던 산청 외공리와 원리 일대에 대한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진상규명 위원회’의 현장 발굴작업이 시작됐다고 23일 밝혔다.

이 지역에 대한 국가 주도의 진상규명 절차는 이번이 처음으로 반 세기 前, 5백여 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암매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4-5곳에서 흙을 걷어내기 시작되자 학살 당시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탄피 5개가 발견됐다.

이날 참석자는 “결정적 증거까지는 아니지만 탄피 등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유해가 묻혀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공식 문건이나 유가족들의 증언이 없어 발굴이 순조롭지 않다”고 말했다.

진실 화해위원회와 같은 국가 기관이 주도하는 발굴작업이 시작된 것은 외공리 사건이 알려진 지 11년, 학살사건 발생으로부터는 57년만이다.

외공리 학살 희생자들은 6.25 전쟁 전후 대부분의 민간인 학살 사건과는 달리 현지 주민들이 아닌 외지인들로 추정하고 있다.

때문에, 유가족 증언이 아닌 목격자 증언에 의존해 학살 사실이 확인된 특이한 사례예서 관심이 집중되어왔다.

발굴 작업에 나선 한 관계자는 “주민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기 위한 경남대 박물관의 유해발굴 작업은 앞으로 두 달 동안 외공리와 원리 등 산청지역 민간인 학살지 두 곳에서 계속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