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일 외교장관회담 거부
정부, 한일 외교장관회담 거부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07.1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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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22~24일 싱가포르 ARF회담서 만날 가능성 일축
권철현 대사 “한국반응 애써 외면…진정한 시정조치 해야"

정부는 오는 22-2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일외교장관회의가 열릴 가능성과 관련,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문태영 대변인은 17일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정부가 일본 측의 양자 외교장관회의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현재 한일 외교장관간에는 회담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문 대변인은 이어 “한일 양자간 외교경로를 통해 이야기한 것이기 때문에 일일이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며 “이 정도 선에서 (답변을 하는 것을) 양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ARF 회의 기간 중에 미국·중국·러시아·호주·스리랑카·인도네시아 등과의 외상회담이 예정돼 있다"며 “(일본과는) 지난해에도 외무장관회담이 안 열렸고 2005년에도 열리지 않은 바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RF 기간 중 북한과의 양자회담이 열릴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ARF회의는 남북 외무장관이 연례적으로 참석하는 국제회의고 그 기회를 이용해 지금까지 수 차례 남북외교장관이 열렸다"며 “2000년·2004년·2005년·2007년 4차례 걸쳐서 열린 바가 있고, 이번에도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정부의 ‘독도 도발'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일시 귀국한 권철현 주일대사는 이날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독도 사태와 관련 내신 기자회견에서 “무너져버린 양국 외교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빠른 시간 내에 일본의 성의있고 진정한 시정조치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

권 대사는 “주재국 대사로서 해설서에 독도 문제가 명기되지 않도록 못하고 이 지경까지 온 것이 대단히 죄송하다"며 “개인적으로도 많은 것들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앞으로도 어떻게 일들을 해나가야 할 지 황당한 기분이 들며 처참한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신뢰가 구축되지 않으면 한일관계는 정상화될 수 없다"며 “대통령은 진정성을 갖고 무너진 한일관계를 정상화시키기 위해 노력하며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를 잊지는 않되 미래를 향해 가자'는 마음으로 일을 추진해왔고 상대도 우리의 진정성을 진심으로 대하는 것으로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기반을 이루는 신뢰가 무너지는 것을 보며 원점으로 회귀하는 것인지 퇴보하는 것인지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다"며 “일본이 노리는 것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 문제가 영토·주권에 관한 것이고, 오랜 세월 국민들이 마음의 고향처럼 생각한 독도에 대한 문제라 깊숙이 대응하지 않을 수 없어 많은 갈등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 정부가 중학교 사회과목 학습지도요령 해설서에 독도 영유권을 명기하기로 결정한 배경과 관련, “수년 전부터 기승을 부리는 일본 우경화 세력이 정치적으로 굉장히 어려워진 (일본의) 국내사정 때문인지, 한국의 정치 사정이 좋지 않은 시점을 노린 것인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