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반응 ‘잘못’…진상조사 나서야”
“北반응 ‘잘못’…진상조사 나서야”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07.14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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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금강산 사건’ 강도 높게 비판
박근혜 “충격…진상 철저히 규명해야” 민주당은 14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의 피살 사건과 관련, 북한의 진상조사 거부를 비판하며 합동조사에 적극 협력할 것을 촉구하는 등 북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정세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이 벌써 나흘째인데 사건 사고의 전말이 전혀 밝혀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 안타깝다”며 “북한 당국이 합동조사를 거부하고 도리어 우리에게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했다는 보도를 보면서 잘못됐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우리 민간 여성관광객이 북한에서 관광하다가 북한군의 총격에 의해 사망한 사고가 발생했는데 여기에 진상을 규명하고 전말을 밝히는데 무슨 이런 저런 단서가 있고 조건이 붙느냐”며 “오히려 북한을 위해서도 우리 국민들이 북한에 대해 무리한 조치를 하지는 않았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진상조사에 적극 협력하는 것이 순리고 바른 태도”라고 촉구했다.

그는 “북한은 이런저런 조건과 이유를 달지 말고 진상조사에 적극 협조해서 진상을 밝히고 재발방지 대책을 함께 마련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대표는 정부에 대해서도 “청와대의 위기관리시스템에 혹시 이상은 없는지, 현대아산과 정부당국 간의 소통은 잘 되는지, 또 남북 간의 대화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져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이 크다”며 “정부의 위기관리시스템이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가능한 모든 채널을 동원해서 이 문제도 빨리 수습하고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도 “이번 관광객 피격사건에 대한 북측의 반응은 실망스럽다”며 “출입이 허용되지 않는 북측의 군사보호구역에 들어갔다 해도 비무장 여성 민간인을 조준 사격한 것은 과잉대응이다.

북측은 공동 진상조사 요구에 응하고 사태의 조기수습에 성의 있게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4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사망 사건과 관련, 유가족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 정부 측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당부했다.

이날 싱가포르로 출국할 예정인 박 전 대표는 전날밤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금강산을 관광 중이던 우리 관광객 한 분이 북한군에게 피살되는 충격적인 일이 있었다”며 “외국 방문을 앞두고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마음이 무겁다”고 소회를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이어 “무엇보다 철저한 진상규명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현재 북한에 체류하고 있는 4000여명의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대책도 강화해야 한다”고 정부의 책임있는 대응을 주문했다.

그는 싱가포르 방문과 관련, “싱가포르를 방문하기 위해 월요일에 출국한다”며 “2년 전부터 리콴유 총리를 비롯해서 여러분들의 초청이 있었는데 사정상 미뤄지다가 이번에 가게 됐다”고 출국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싱가포르는 자원도 없고, 빈곤과 무질서에 다종족, 다문화 사회로 갈라진 최악의 여건 속에서 지도자의 뛰어난 리더십과 국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40년 만에 세계 일류국가로 도약한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비록 크기는 서울보다 조금 큰 정도이지만, 국민통합과 세계적인 경쟁력, 부패 없고 유능한 정부, 강력하고 공정한 법치와 복지 등 여러 면에서 배우고 참고할 점이 많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방문기간 동안 리콴유, 고촉동 전 수상과 리센룽 수상 등 정치지도자들을 만나고, 부패조사국과 주택개발청, 경제개발청, 주룽항 등 여러 현장을 둘러 볼 예정”이라며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를 모든 분들이 잘 이겨 내시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