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금강산 피격사망 진상조사 응하라
북, 금강산 피격사망 진상조사 응하라
  • 신아일보
  • 승인 2008.07.1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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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에 대형 악재가 터졌다.

남측 민간인의 방북이 상시 허용되는 북한 지역은 금강산 관광특구와 개성공당이다.

이들 지역이 남측에 개방된 뒤 우리 관광객 50대여성이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점에서 향후 남북 관계에 미칠 충격이 만만찮다.

정부는 잠정적인 조치로 12일부터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켰다.

총격 사건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은 한 둘이 아니다.

아무리 통제구역에 무단 진입했다 해도 비무장 민간인이자, 그것도 50대 여성을 꼭 정조준해 사격해야 한다는 말인가. 해수욕장 주변의 군사지역이라면 관광객이라는 추정이 가능했을 터인데 다른 대응 방법을 없었을까. 북측은 군 경계구역에 진입했으며 북한군 초병이 정지명령을 했는데도 불응하고 달아나 발포하게 된 것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비무장 민간인에게 총격까지 한 것은 과잉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만큼 철저한 진상 조사가 뒤 따라야 한다.

북측이 현대아산에 통보한 피격 현장과 상황도 그대로 믿기는 어렵다.

북은 사건 후 4시간 반이나 지나 오전 9시 20분경 현대아산에 통보했다.

현대아산측이 ‘피격현장’에서 금강산 병원장의 확인을 거쳐 시신을 인수했다고 한다.

그러나 북은 우리 정부에 아무런 설명도 하지않고 있다.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문들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향후 남북 관계에 적잖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남북 당국의 전폭적인 협조체제와 공동 조사는 필수적이다.

정부는 피살사건 진상 규명을 위해 조사단을 파견 하겠다는 내용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아직 응하지 않고 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정부 당국이 북측을 충분히 설득하여 진상조사에 직접 참여, 책임소재를 규명해야 한다.

우리 정부의 대응에도 문제가 있다.

통일부가 현대아산으로부터 사건 내용을 통보받은 시간은 이 날 2시간이나 지난 오후 1시 40분경이다.

왜 이렇게 중대한 사건이 늑장보고 됐을까. 이 대통령은 사건을 알고도 마치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국회연설을 마쳤다.

청와대는 ‘이 사건과 남북대화 제의는 별개였다’고 강변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최고 통수권자로서 당당하게 유감을 표명했어야 할 일이다.

거듭 강조하지만 이번 일이 결코 남북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또 다른 변수가 되지 않기 위해서도 철저한 진상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