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금강산 관광 잠정 중단
현대아산, 금강산 관광 잠정 중단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07.1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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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총격 사망 특구 관광객 1362명 전원철수…상주원은 그대로
정부, 긴급 안보 실무회의…“북한, 전화 안받아 협조요청 못해”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지난 12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과 관련, “북측은 현재까지 진상조사단 파견을 위한 대북 전화통지문 접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고 있으며, 지금은 전화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 오전 대북 통지문 전달을 위해 북측 연락관과 통화했지만 ‘일단 확인하겠다'고 해놓고, 이후 우리 측 통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앞으로 계속 북측과 접촉을 시도할 계획"이라며 “일단 남북교류협력국장 주재하에 ‘금강산 대책상황실'을 설치하고 관련 동향을 파악하는 등 비상 대응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홍양호 통일부 차관 주재로 청와대 총리실 국정원 등이 참여하는 ‘관계부처 합동대책반'을 구성, 정부 대책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어제(11일) 2차 회의에서 대북전통문 발송을 검토하고 관계 부처간 긴밀한 연락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사망자의 시신은 어제 밤 서울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이동,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실시했으며 적어도 14~15일께 부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 외에 사망 경위에 대해 추가적으로 확인된 내용은 없다"며 “진전된 상황은 오늘 오전 대북 접촉을 시도했다는 것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오늘 방북하는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을 통해 북측에 전달할 메시지를 보냈느냐”는 질문에 대해 “메시지는 전달하지 않았고 당국자 핫라인, 군사당국 채널을 통해 북측과 접촉하는 문제 또한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사건 현장 보존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파악하지 못했다"며 “다만 시신을 촬영한 자료 등은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장 목격자가 있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이를 관계기관에 알렸으며 아직 결과에 대해 보고 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대책반'과 ‘금강산대책상황실'을 운영해 상황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계속 북측과 접촉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53·여)의 피격 사망사건과 관련, 박씨가 쓰러진 상황을 직접 목격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지난 12일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총격 사건이 일어날 때 금강산해수욕장 해변숙소에 머물렀던 이인복씨(23·경북대 사학과)는 “새벽에 일출을 보려고 해변에 있었는데 수건으로 보이는 흰색 물체를 두르고 검정색 상하의를 입은 한 중년 여성이 산책하는 모습을 봤다"고 밝혔다.

이씨는 “동틀 무렵인 4시50분께 그 여성이 해수욕장 남쪽에서 북쪽으로 걸어 올라갔다"며 “5~10분쯤 뒤에 10초 정도의 간격으로 ‘땅', ‘땅'하는 총성과 함께 비명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비명과 총성이 난 쪽으로 가 보니 한 사람이 쓰러져 있었고 곧이어 숲속에서 군인 3명이 뛰어나왔다"며 “사고 현장에서 200~300m 떨어진 곳에서 지켜봤는데 군인들은 살았는지 죽었는지를 알기 위해서인지 쓰러진 사람을 발로 툭툭 차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9일 2박3일 일정으로 대구통일교육협의회가 주최한 ‘2008 대학생 금강산 생명평화캠프'에 참석, 11일 오후 남쪽으로 돌아왔다.

한편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과 김영현 관광사업본부장 등을 포함한 현대아산 임원 6명의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 진상조사단이 이날 오전 10시 현대아산을 출발해 금강산으로 향했다.

출발에 앞서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은 12일 오전 9시30분 현대 계동 사옥 1층 로비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히며,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며,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윤 사장은 “현대아산은 진상조사가 끝나고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할 때까지 금강산 관광 사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윤 사장은 “현장을 방문하고 북측으로부터 사건의 경위 듣겠다”며 “진상조사를 위한 대책과 기타 여러 가지 수습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사장은 북한으로 가기에 앞서 오전 9시50분께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아산 본사를 출발해 현대아산병원에 있는 故 박왕자 씨 빈소를 방문하기 위해 출발했다.

이들은 오후 3시 군사분계선을 넘게 되며, 금강산에 도착해 관광객 안전 확보와 복귀계획, 사건 진상 조사 등의 활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강산 관광 사고 발생에도 불구하고 개성관광 사업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아산 측은 12일 아침 총 532명이 개성관광을 떠났다고 밝혔다.

당초 개성관광 예약 인원은 564명이었으며, 이 중 32명이 예약을 취소했다.

현대아산 측은 12일 취소 인원이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대아산은 사고 발생 시점인 11일 새벽 4시경을 기준으로 이후 취소하는 인원에 대해서는 환불조치 해줄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