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화제의 사실상 거부…남북위기 직면
정부 대화제의 사실상 거부…남북위기 직면
  • 전성남기자
  • 승인 2008.07.1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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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관계개선 물건너가” 외신보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급격히 경색된 남북관계가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또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우리측이 당국자 현장조사단 수용을 요구하는 전화통지문을 수령해달라는 데도 북측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남북관계에 대형 악재가 터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일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북측과 계속 접촉하며 전화통지문 접수를 요구할 예정이지만 북측이 적극성을 보일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만약 북측이 당국자 현장조사단을 수용하기는 커녕 전통문조차 받지 않을 경우 금강산 관광 중단을 넘어 남북관계 단절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북측은 지난 달에도 ‘옥수수 5만톤을 제공하겠으니 전통문을 통해 입장을 전달해 달라’는 우리측의 요구에 대해 전통문 접수 거부로 응한 바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당국자 현장조사를 거부할 경우 우리로서는 북측 지역에 들어갈 방법이 없다”며 “금강산 관광을 계속 중단시키는 것으로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이번 일이 남북관계에 어느 정도의 충격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사태 추이를 지켜보아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지금까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사례는 총 4건으로 이중 금강산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한 것은 1999년 6월 관광객 민영미씨 억류 사건 뿐이다.

당시 민영미씨는 북한 환경감시원에게 “빨리 통일이 되어 우리가 금강산에 오듯 선생님도 남한에 와서 살았으면 좋겠다”며 “전철우씨나 김용씨(탈북자)도 재미있게 잘 산다”고 말했다가 억류돼 45일간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바 있다.

이외에는 태풍 (2002년 9월1일~9.12일), 북한 사스(SARS) (2003년 4월26일~6월26일), 정몽헌 회장 자살(2003년 9월6일~12일)로 인해 관광이 중단됐었다.

전문가들은 금강산 관광 사업의 중단이 남북경제협력 사업 중지를 넘어 남북화해협력의 단절을 의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측의 주장대로 이번 사고가 우발적 사고로 확인되고 북한 정부가 유감을 표명할 경우 남북교류에 심각한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북측이 현재의 소극적 자세를 유지한다면 남북관계에 미칠 충격파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으로 인해 남북한 관계개선 기회가 위기를 맞았다고 영국 유력 일간 더타임스(The Times) 온라인판이 이날 보도했다.

이번 피격은 북핵 6자회담과 이명박 대통령이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를 북한에 제안한 시점에서 발생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아직 자세한 사건 경위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이 한국 내에서 북한에 대한 감정을 적대적으로 전환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에 깊은 우려를 자아낸 북한이 지난달 핵 신고를 마치는 등 최근 조성된 화해 무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거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