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 50대 여자 北총격에 사망
금강산 관광 50대 여자 北총격에 사망
  • 신아일보
  • 승인 2008.07.12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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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4시30분께 북한 지역인 강원도 온정리 금강산 특구 내에서 한국 관광객 박왕자씨(53·여·서울시 노원구 상계동)가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현대아산과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씨는 이날 새벽 혼자 숙소 인근으로 산책을 하다가 북측 군사보호 시설구역인 해수욕장에서 북측 초병에 의해 총격을 당했다.

북측은 당시 혼자서 산책하던 박 씨가 철조망을 넘어와 초병이 수차례 정지 명령을 내렸는데도 도망쳐 경고 사격 후 발포했다고 주장했다.

숨진 박 씨의 시신은 이날 오후 1시께 남북 출입국사무소를 통해 남쪽으로 후송돼 속초병원에 안치됐다.

박 씨의 시신은 남편 방모씨(53)의 확인을 거친 뒤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오후 10시30분께 서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도착해 부검중이며, 대퇴부와 가슴에 각 1발씩의 총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 당국과 경찰은 숨진 박 씨와 동행했던 관광객들이 남측으로 넘어오는 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파악에 나섰다.

현대아산 측은 북측이 사건 발생 후 5시간 만인 이날 오전 9시 반께 총격 사망 사실을 통보했고, 오전 11시30분께 우리 측 관계 기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18대 국회 개원식에서 남북대회 재개를 골자로 하는 시정연설을 한 이명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국회 출발 직전에 사건을 보고 받았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전했다.

사고 발생 직후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 3당은 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시민들도 박 씨의 피격 사망 보도가 나오자 충격을 받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이명박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전면 재개하겠다고 선언한 날에 이 같은 보도에 접해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며 "정확한 진상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대북단체와 통일운동단체들도 피격 사건에 대해 잇따라 성명을 내고 북한당국의 사과와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평화네트워크는 성명을 통해 "이번 불행한 사건이 남북관계의 악화로 이어져서는 안된다"면서 "북한이 만약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면 남북 화해협력의 상징인 금강산 관광사업의 총체적인 위기와 남북관계의 악화는 불가피해진다"고 북한의 책임 있고 성의 있는 태도를 주문했다.

현대아산 측에도 문의전화가 빗발쳤다.

현대아산 윤만준 사장과 관광사업 본부장 등 6명은 현장조사와 사태 수습을 위해 12일 오전 금강산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을 12일부터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으나 개성관광은 중단하기 않기로 결정했다.

한편 정부는 홍양호 통일부 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관계부처 합동 대책반을 구성, 진상규명 및 향후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또 북측에 철저한 합동 조사를 요구하고 결과에 따라 상응하는 조치를 시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