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한 ‘여당’
무기력한 ‘여당’
  • 전성남기자
  • 승인 2008.07.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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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 ‘친박복당’ 또 연기…10일 재론키로
개원 ‘지지부진’…‘대폭개각’ 끝내 반영못해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당 대표에 선출되면서 첫째 목표로 제시한 당내 ‘화합'을 실천하기 위해 첫 번째 카드로 제시한 친박 복당 문제가 또다시 미뤄졌다.

당외 친박인사들의 한나라당 복당 문제에 대한 최종 결론이 10일 이후에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오늘 회의에서는 권영세 당원자격심사위원장으로부터 그간의 경과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입당과 복당 문제를 논의했다"며 “이틀 후인 목요일 최고위위원회의에서 계속 논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희태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최고위원들과 별도의 간담회를 열고 “8일 비공개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서 복당의 절차 문제를 완결짓겠다"고 말했었다.

앞서 한나라당은 세 차례 당원 자격심사위를 열고 김무성, 유기준 의원 등 친박 및 무소속 인사 20명에 대해 복당을 허용했으며, 지난달 30일에는 서청원, 홍사덕 의원 등 지난 4·9 총선 당시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을 내지 않았던 당외 친박인사 11명에 대한 복당 허용 여부를 신임 지도부에 위임키로 결정했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7일 내각 총사퇴 27일만에 꺼낸 개각 카드가 정면 돌파식의 문제장관 3명을 교체하는 소폭의 개각으로 발표되자 정치권에서는 비판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친박계의 좌장인 한나라당 허태열 최고위원은 8일 청와대의 내각 개편안 발표와 관련 KBS 1라디오와 인터뷰에서 “당 대표 선거 때도 국민들이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대폭적인 인사쇄신이 있으면 좋겠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소폭 개각의 배경에 대해 “정부가 출범한지 넉 달 밖에 안 됐기 때문에 각부 장관들이 소신을 펼 수 있는 여유가 없었다"며 “어차피 연말연시면 개각의 사유가 생길지 모르는데 이번에 대폭 개각을 하고 그때 또 하기에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이 이번 소폭 개각의 배경이 아니겠는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폭 개각을 하자면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고 총리는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국회 원 구성조차 안 된 상황이기 때문에 자칫 국정 공백이 초래될 것을 우려한 측면이 있었을 것"이라며 “어차피 할 개각이라면 연말연시에 가서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개각을 할 여지를 남겨놓은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정부가 장관 세 명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을 단행한 것과 관련, “통탄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무회의를 열고 “당초 선진당이 내각 총사퇴를 요구한 것은 일신하는 모습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땅에 떨어진 정부의 신뢰를 회복하라는 뜻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명박 정권이 신뢰를 회복하고 자신 있게 국정을 추진할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며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내각이 아니라 '감질'을 주는 개편이라는 말이 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핵문제와 관련, "현재 핵 불능화가 당초 예상보다 상당히 늦어지고 있는데 6자회담에서 정한 내용대로 성실히 신고가 된 것인지, 향후 검증은 제대로 될 지 첩첩산중"이라며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국민을 안심시킬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유임과 관련, "만사형통이라는 말이 있는데 '만사강통'이라는 말도 새롭게 만들어질 수밖에 없지 않나"며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명박 정부에는 상왕이 있다고 들었는데 왕자도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왕자가 잘못하면 옆에 매를 맞는 아동을 데려다가 대신 종아리를 쳤다는데 장관 대신 차관이 종아리를 맞는 상황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정부의 부분개각을 두고 "국민들이 다 실망하셨을 것 같다.

저로서도 별로 말씀드릴 의욕조차 없다"며 "마이동풍, 우이독경이라는 말이 참 실감난다"고 비난했다.

그는 "어떻게 보면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 워낙 내각을 많이 교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을 예감하고 조금씩 바꾸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며 "대통령께 충언을 드리는 게 부질없다는 것을 야당과 국민의 일반적인 인식으로 되는 것이야말로 대통령이 가장 경계해야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도 강만수 장관의 유임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의 안일한 경제인식을 보여준 대표적 인사"라며 "차관을 대리 경질한 것은 강만수 장관을 살려보려는 졸렬한 술책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서 수석은 "기업과 시장에서도 한결같이 강만수 장관의 경질을 요구하는데 대통령만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강만수 장관의 유임은 대통령의 경제포기선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