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주유소사업 “안돼”
대형마트 주유소사업 “안돼”
  • 신아일보
  • 승인 2008.07.07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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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협회“생존권 위협”…불매운동까지 불사
정부가 석유제품 유통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유소업계가 대형마트의 주유소 사업진출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들은 할인마트가 주유소 사업에 진출할 경우, 불매운동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 초 서민생활 안정대책과 관련해 석유제품을 경쟁제한적 품목으로 정의하고 정부가 직접적인 가격 규제는 하지 않되 할당관세 적용, 유통구조 개선, 시장경쟁 촉진을 통한 가격안정 기반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대형할인점의 주유소 시장진입 활성화를 제시했다.

이에, 가장 먼저 매장에 주유소를 설치하겠다고 나선 곳은 이마트다.

이미 오래전부터 유통업계에서 소문으로 떠돌았는데, 현실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마트는 “지방을 중심으로 10여개 점포에 주유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정부 정책이 시행되고 인허가를 받은 후 주유소 건설작업을 거치면 이르면 내년 중순께 주유소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내 정유사와 제휴를 맺어 이마트 일부 점포에 유치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현재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다른 할인마트들 역시 비슷한 방식의 주유소 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SK에너지는 정부 정책에 부응한다는 차원에서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와 할인점에 주유소를 설치하는 방안을 협의 중에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주유소협회는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주유소 사업 진출 의사가 있는 대형 할인마트에 공문을 발송하고 사업 추진 철회를 공식 요청했다.

협회는 “지난 해 말 기준으로 1만2139개 주유소가 운영 중으로 월평균 판매량은 전년 대비 0.7% 감소한 1022드럼에 그치고 있다”며 “전국 평균 판매량인 한 달 1000드럼의 석유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을 산정했는데 2005년에는 1.7%, 2006년에는 1.4%를 기록하는 등 매우 열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전국 주유소 중 월평균 3000드럼 이상을 판매하는 주유소는 2.3%인 278개에 불과한 반면 1000드럼 미만인 주유소가 전체 주유소 중 63%인 7579개를 차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영업 주유소 중 절반 이상이 영업이익률 1%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유가가 장기화되고 판매관리비가 상승하면서 경영난으로 자영주유소들의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협회는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인 대형할인마트까지 주유소 사업을 추진하고 집객 효과를 노려 기존 주유소와 가격할인 경쟁을 벌인다면 주유소 사업에 생계를 연명하고 있는 자영주유소 사업자들은 몰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석유유통시장의 혼란을 방지하고 영세 자영주유소사업자의 생존권 보호를 위해 대기업인 대형마트의 주유소 사업 추진 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며 “석유유통사업 진출 계획을 신중하게 재검토해 줄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