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때도 이렇게 일거리가 없진 않았어…”
“IMF때도 이렇게 일거리가 없진 않았어…”
  • 신아일보
  • 승인 2008.06.2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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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근 등 자재값 인상… 업자들 신규 공사 포기
“오늘도 헛탕이네, 언제까지 아침에 나왔다 들어가야 되는지...”“살기 힘들지. 하루벌어 하루사는 인생 그것도 않되니 어디가서 막걸리나 먹어야 겠어.”
23일 새벽 5시 청주시 수동 인력시장=이날 오전도 공사현장 일거리를 위해 모인 200여명중 대부분은 2시간여를 기다리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담배 연기 자욱한 새벽 시장의 아침은 떠오르는 태양과는 달리 이렇게 또 다시 희망없이 시작됐다.
이처럼 공사 현장의 일거리가 급격히 줄어든 것은 지난 4월께부터 지난해 같은 기간 40만원대하던 철근 등 자재값이 천정부지로 오르자 건설업자들이 신규 공사 현장을 포기한 때문이다. 이 때부터 수동 인력시장에는 본격적인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종전에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나오는 인력의 70-80%가 소화되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40%선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이처럼 건설업계의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노조 파업은 이들에게 한마디로 ‘직격탄’이었다.거의 모든 공사 현장이 사실상 ‘올 스톱’되며 이들을 찾는 이의 발걸음도 뚝 끊겼다.
보름째 일거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모씨(57)는 “20여년동안 공사 현장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일거리가 없는 것은 처음입니다. IMF때도 이러지는 않았었는데”라며 말꼬리를 흐렸다.현재 미장, 타일, 철근 등 건설현장의 잡일 역할을 하는 이들의 일당은 대략 7만원선. 그러나 일감이 크게 줄어들며 이들의 생계도 크게 위협받고 있다.다만 간헐적으로 들어오는 용역도 개인 집 수리나 농사일 정도로 7만원선에 미치지 못하지만 서로 가겠다고 아우성이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한 것은 건설업자들도 마찬가지. 감당하기 어려운 원자재값과 건설노조의 파업 등으로 현장 유지비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곳이 속출하며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청주에서 5층짜리 상가를 짓고 있는 김모씨(47)는 “건물을 짓는 자체가 적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주변 업자들도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하기 일쑤”라고 말했다.자재값 상승과 파업 등이 겹치며 건설업계 종사자들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으나 이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원자재값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자재업자들이 반출을 기피, 대규모 부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까지 건설업계에서 나돌고 있다.이런 가운데 각 지자체도 뒷짐을 지고 있어 이런 상황을 더욱 꼬이게 하고 있다.
이날 수동 인력시장에서 만난 이모씨(35)는 “신용불량을 탈출하기 위해 매일 매일 새벽에 나와 일감을 찾고 있으나 고통스런 나날만 계속되고 있다”며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일이 반복될지 말 좀 해주세요?”라며 기자에게 되물었다.
아침은 그렇게 밝고 있었으나 이들에게 드리워진 어둠은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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