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활한 초원…칭기스칸의 야성이 숨쉰다
광활한 초원…칭기스칸의 야성이 숨쉰다
  • 김미소기자
  • 승인 2008.06.14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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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 골 ①

세계 제패의 흔적·승마트레킹 못잊을 추억
7월이면 700년 전통의 ‘나담축제’장관

거대한 사막·수많은 호수

몽골하면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한 때, 세계 역사상 가장 큰 대륙을 점령했고 지배했던 칭기스칸과 광활한 초원과 초원을 질주하는 말(馬)일 것이다. 몽골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몽골에 볼게 무엇이 있다고...’ 실제로 몽골 대륙에는 유적지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성도 쌓지 않고 집도 짓지 않은 채 끝없이 이동하는 유목민들은 유적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 시에도 명품 매장이 모여 있는 상점가도 없으며, 살 만한 것이라고는 캐시미어 의류 정도이다.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있는 음식과 분위기 있는 우아한 레스토랑도 흔하지 않다. 엉덩이를 찧어대며 비포장 길을 달려야 한다.
그런데 해마다 몽골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몽골 매니아들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몽골여행은 한마디로 대자연을 호흡하는 체험여행이다. 오랜 도시 생활에서 잊고 지냈던 야성을 회복할 수 있는 여행이다. 남한 전체 크기의 거대한 사막, 크고 작은 수많은 호수,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초원, 원시 그대로의 타이가 산림지대가 혼재하고 있는 땅이기 때문이다.
유라시아 대륙의 중심부인 몽골 고원에 터전을 잡고 세계를 호령했던 칭기스칸은 지난 1000년 동안 세계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를 지배했던 영광과 그 이후 이민족들의 지배아래 보낸 300년 질곡의 역사가 혼재해 있는 몽골. 그들이 남긴 삶의 역사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체험과 충격을 선사한다.
동이 트면 꼬마 아이가 말에 올라타 초원을 내달리고,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아래 말떼, 소떼, 양떼를 모는 목동, 어둠이 내리면 광활한 초원위로 쏟아져 내릴 것 같은 별, 말을 타고 초원과 강을 따라 펼치는 승마 트레킹은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세계인의 축제로 큰인기

매년 7월이면 울란바타르 시 외곽의 초원위에 거대한 집단촌이 생겨난다. 이 집단촌은, 몽골 최대의 국민 축제인 ‘나담’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이다. 13세기 초 칭기스칸이 세계 정복 전쟁에서 승리를 자축하기 위해 ‘말타기’와 ‘활쏘기’, ‘씨름’ 경기를 벌이며 병사들을 격려하고 단합을 강조하기 위해 시작된 것이 700여년 동안 이어져 온 몽골의 대표적 축제이다. 축제기간(7월 11일~13일) 몽골인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몰려들어, 울란바타르 시내가 발디딜 틈도 없을 정도로 흥청거린다.
몽골의 여행지로는 크게 울란바타르 시 근교와 국내선 항공을 이용해야 하는 곳으로 나눌 수 있다.
근교의 대표적인 곳은 유네스코가 세계 자연유산으로 지정한 ‘테를지 국립공원’과 몽골 정부 관리들의 휴양지가 있는 ‘욜하트’가 있다. 울란바타르 시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테를지는 수많은 기암괴석의 산들과 초원, 툴강이 어우러져 몽골인들의 신혼 여행지이다. 몽골어로 독수리 바위산이라 불리는 욜하트는 러시아 국경선 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곳으로 타이가 산림지대에 위치하고 있다. 백 자작나무, 아름드리 적송, 기암괴석 산맥으로 시베리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국내선 항공을 이용해야 하는 대표적인 곳은 울란바타르 시에서 북쪽으로 약 800km 지점에 위치한 우리나라 충청북도 크기의 ‘홉스골 호수’가 있다. 원시 그대로의 타이가 산림과 수정처럼 맑고 투명한 호수가 천혜의 비경을 연출해 낸다. 어둠이 내리면 수평선 위로 쏟아져 내리는 별을 보고 있노라면 황홀하다 못해 눈물이 날 정도이다.
홉스골 호수에서 보트타고 하등휘이 섬 유람과 호수 주변 숲속 승마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체험여행 기다려

미국 워싱턴포스트지가 세계에서 죽기 전에 꼭 가보아야 할 1,000곳으로 선정된 ‘남고비’도 국내선 항공을 이용해야 한다. 남고비는 한반도 크기의 거대한 사막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막은 기묘한 형상을 만들어 낸다. 특히 석양 무렵의 사막이 만들어 내는 형상은 입에서 탄성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낙타타고 즐기는 사막트레킹은 또 하나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칭기스칸의 셋째 아들이며, 2대 칸이었던 오고타이가 건설한 몽골 제국의 최초의 수도였던 ‘카라코롬’은 울란바타르시에서 약 420km 떨어진 몽골 고원의 동서남북 교차하는 지점으로 차로 약 9시간 정도 소요된다. 웅장하고 화려했던 카라코롬 성은 빈 들판으로 남아있고, 에르덴조사원과 성벽만이 초원에서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고 있다.
‘붉은 영웅’이라는 뜻의 울란바타르 시내에 관광지로는 몽골 유목민들의 역사가 전시된 역사박물관이 있다. 많은 부족들의 복식, 무기, 농기구 등 유목민들의 역사를 엿볼 수 있다.
세계 최초 공룡화석과 몽골의 동물, 광물, 식물 등 자연이 전시되어 있는 자연사 박물관, 몽골 라마불교의 본산이며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큰 대불이 있는 간등사원, 몽골 마지막 왕의 궁전인 복드한 겨울궁전이 있다. 올 여름, 말을 타고 광활한 초원을 달려보자.
김미소기자 kmsg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