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중금속 무해” 발표에‘발끈’
“시멘트 중금속 무해” 발표에‘발끈’
  • 신아일보
  • 승인 2008.05.1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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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폐기물 기준치 이하”…주민대책위등 불만
산업폐기물을 사용한 시멘트의 유해성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해 11월부터 민·관 합동으로 실시한 시멘트 중금속 조사결과 국산 시멘트에서 중금속 용출이 기준치 이내로 나타났다고 지난14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일부 언론에선 신뢰성 확보를 위해 민·관협의회에서 시험방법, 절차, 시료채취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시험분석도 한국화학시험연구원, 요업기술원 등 2개 전문기관에 의뢰하는 등 나름대로 공정성을 토대로 했다는 점을 들어 시멘트와 관련한 환경오염, 유해성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에대해 시멘트 소성로 환경관리개선 민·관협의회(이하 민관협의회)에 참여해온 시민단체들은 “최근 2년간 정부, 업계, 민간에서 조사한 시멘트중금속 분석결과가 매번 편차가 크게 나타났고, 이는 분석기관 및 분석방법의 신뢰성 문제라기보다는 시멘트 내 중금속이 균일하게 관리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며 “따라서, 산업폐기물을 사용함으로써 시멘트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보기위해서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한 평가가 필요하고 단기간에 조사한 결과를 놓고 문제가 있고 없음은 평가하는 것은 큰 오류를 범하는 성급한 판단이다”고 이번 조사결과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했다.
또 이들은 “시멘트중금속 합동조사보다 먼저 실시한 ‘시멘트공장 주변지역 주민건강 영향조사(국립환경과학원)’가 이미 완료되었지만 관련대책과 함께 발표하기 위해 민관협의회 내에서 논의 중에 있는 틈을 타 시멘트중금속 결과만을 대책 없이 서둘러 발표하는 것은 환경부의 이중적 태도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지난 6차 민관협의회에서 “시멘트는 시료채취 방법이나 시기 등에 따라 측정값에 차이를 보일 수 있으므로 이번 조사결과만을 가지고 과거 분석이 잘못되었다거나 앞으로 생산되는 시멘트가 모두 안전하다고 일반화 시키는 것은 곤란”하다고 의견을 모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표에 앞서 시멘트 민관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단체 및 주민들은 “시멘트 문제는 비단 제품중금속 뿐 아니라 유해폐기물의 사용제한 및 적정 처리문제, 시멘트공장 주변지역의 주민건강피해 등 복합적인 문제들이 상호 얽혀 있으므로 일부 민관협의회 위원들은 이번 시멘트중금속 결과를 앞서 지적한 조사의 한계와 다른 사안과의 통합적 접근을 고려해서 관련대책과 함께 발표되어야 한다”고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환경부가 이러한 우려 제기에도 불구하고 서둘러 시멘트중금속 조사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이 번 결과만을 놓고 시멘트 유해성 논란을 일시에 불식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 연말부터 정부, 업계, 주민, 시민단체,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한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유해폐기물 관리방안, 지역주민 건강 피해 대책수립 등 시급하고 중대차한 사안을 풀고자 함께 노력하는 과정에서 서둘러 이 번 조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종합적인 판단과 대책 마련’이라는 선결과제를 무시한 성급한 발표라는 석연찮은 의혹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민·관협의회 한 회원은 “환경부가 주관해 추진한 민·관협의회는 사회적 갈등을 양산하는 대립과 반목에서 벗어나 대화와 조정을 통해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이 기본 취지였으나 환경부 스스로 이러한 민관협의회 정신을 훼손해가면서 성급한 행보를 취했다”며 “환경부의 이 번 조사결과 발표는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유감을 표했다.
제천·단양/박종철기자
jc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