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자전거도로가 어디 있습니까?”
“이런 자전거도로가 어디 있습니까?”
  • 신아일보
  • 승인 2008.02.2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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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165억원 들인 자전거 도로 무용지물
‘차들 인도 불법주차 자전거 어떻게 타라고’

구미시 형곡동에 사는 장모(67)씨는 지난달 자전거를 타고가다 봉변을 당했다.
형곡동에서 송정동으로 오던 중 고꾸라져 지금도 얼굴에는 당시 사고 흔적이 남아 있으며 심한 어깨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자전거도로에 불법 주차돼 있던 자동차를 피하려다 넘어졌기 때문이다.
장씨는 “도대체 이런 자전거도로가 어디 있습니까? 사람이 다니는 보행자도로 한 가운데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놓고 차 들은 인도에 불법주차를 마구하는데 자전거를 어떻게 타고 다니라는 말입니까”라며 자전거도로가 공무원들의 ‘행정편의주의 발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구미시가 교통난을 해소하고 고유가 시대에 부응하며 건전한 여가선용 인프라 구축 및 레저시설 확충 등의 목표로 개설한 자전저도로(폭 1.5m)가 철저하게 시민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해까지 114억원을 들여 구미 전역 34개 구간에 76.7km의 자전거도로(낙동강변 자전거전용도로 1개 노선 포함)를 개설했다.
이와 더불어 구미시는 2009년까지 51억원을 들여 낙동강 변 자전거전용도로와 봉곡동 대로변 자전거전용도로 1.6km 구간을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그렇지만 많은 예산을 들여 개설한 자전거도로가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가장 문제는 이용자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구미시가 설치한 자전거도로는 보행자도로 한 가운데에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보행자 및 자전거를 이용하는 모두가 불편하다.
게다가 일부 도로의 경우 상가 앞 자전거도로는 상가에서 물건을 적치해 놓았거나 불법주차 차량으로 인해 자전거를 타는 시민은 장애물을 피해 곡예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자전거도로 대부분이 도로 간 연계성도 떨어져 이용 도중 차도로 내려서게 되는 구간이 부지기수다.
특히 자전거도로와 연계되는 자동차도로의 횡단보도 턱이 높아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생명까지 위협하고 있다.
현재 구미 지역에 개설된 자전거도로와 연결되는 횡단보도 턱은 170여개소. 턱 높이가 5cm이상이 되다보니 자전거 이용에는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어 턱을 3cm 이하로 낮추는 것이 시급하다.
관리상태도 엉망이다.
우레탄으로 시공한 자전거도로는 상가에서 적재하는 물건과 자동차들의 불법주차로 인해 곳곳이 뜯겨 나가 매년 보수공사를 하고 있는 형편이다.
게다가 총 64억원을 들여 지난해부터 낙동강 고수부지에 개설하고 있는 자전거전용도로는 낙동강대운하 때문에 공사가 전면 수정돼야할 실정이다.
이미 지난해 설치한 일부 구간(사업비 13억6,000만원, 2.3km)은 뜯어 내야할 지경에 놓였다.
구미시 도로과 관계자는 “그동안 자전거도로의 이용실태가 저조한 것은 사실”이라며 “앞으로 기존 3.5m의 도로 폭을 3.1m로 줄이고 도로 양쪽에 자전거전용도로를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구미/마성락기자
srm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