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수확철 맞은 농민 울상
벼 수확철 맞은 농민 울상
  • 신아일보
  • 승인 2007.10.20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잦은 비에 일조량부족 수확감소, 농민들 걱정 앞서
잦은 비에 일조량부족 수확감소, 농민들 걱정 앞서
올 생산량 감소·가격 하락 움직임·도정수율도 ‘뚝’

잦은 비와 궂은 날씨로 올 쌀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는데다 수확기 가격마저 약세로 출발, 쌀 생산농가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정부가 80㎏ 한 가마당 17만83원인 현행 쌀 목표가격을 2008년산부터 16만1265원으로 내릴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농민들의 시름을 가중시키고 있다.
진주 하동 산청 등 경남도내 농민들에 따르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지난 9월 15~20일 전국 4500개 표본지점을 대상으로 ‘2007년도 쌀 예상 생산량’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생산량은 지난해의 468만t보다 3.8%(17만8000t) 감소한 450만2000t으로 추정된다고 19일 밝혔다.
그렇지만 본지가 현장 농민과 양곡유통 전문가, 산지 미곡종합처리장(RPC), 시·군농업기술센터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전국의 쌀 작황을 긴급 점검한 결과 정부 조사 시점 이후에도 비가 자주 내려 정부 발표치보다 생산량 감소폭이 훨씬 클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11호 태풍 ‘나리’와 벼 줄무늬잎마름병·세균성 벼알마름병 등 병해충 발생으로 피해가 컸던 전남북과 충남북지역의 경우 생산량 감소폭이 전국 평균치를 두배 정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논 1,5㏊ 벼 수확을 마친 김모(함양군 수동면 화산리)씨는 “비가 잦은 상태에서 태풍까지 겹쳐 세균성 벼알마름병과 벼멸구 피해를 입었다”며 “이 때문에 수확량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일조량 부족 등으로 미질이 예전보다 못하다는데 있다.
윤태성 경북 의성 안계농협 조합장은 “이삭이 팰 때까지는 날씨가 그런대로 괜찮았으나 이후 햇볕쬠 양 부족으로 벼 낟알이 제대로 여물지 못해 쭉정이 벼가 상당수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택순 충남 보령 남포농협 조합장은 “평소 70%를 웃돌던 도정수율이 올해는 65% 정도에 불과할 뿐 아니라 제현율도 2% 가까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상인들은 함양 거창 진주 등 일선 농촌을 돌며 생산한 벼를 쌀소출이 지난해 수준에 비해 많이 떨어질 것을 우려 가격 결정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수확 초기 쌀 가격이 농민들의 기대치를 밑돌고 있어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보다는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서부경남 취재본부/박우진기자
wj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