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김여진 나체 합성 사진, 알고보니 국정원 소행?
문성근·김여진 나체 합성 사진, 알고보니 국정원 소행?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9.14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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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실추 위해 심리전단 '특수 공작'… 문정근 "아 미친것들" 격노
▲ 배우 문성근, 김여진 (사진=연합뉴스, 935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배우 문성근과 김여진의 합성 나체사진까지 인터넷에 유포시켰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4일 국정원 적폐청산TF 등에 따르면 원세훈 전 원장시절 국정원 심리전단은 2011년 11월 한 보수 성향 인터넷 카페 게시판에 좌파 연예인으로 분류한 배우 문성근과 김여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기 위한 합성 사진을 게재했다.

해당 사진에는 문성근과 김여진의 얼굴이 합성된 남녀가 나체로 침대에 함께 누워 있으며 <공화국 인민배우 문성근 김여진 주연 "육체관계">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심리전단은 이 사진을 유포하기 전 시안을 만들어 A4용지 한 장 짜리 보고서 형태로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그간 운영을 통해 검증된 사이버전 수행 역량을 활용해 '특수 공작'에 나서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근, 김여진은 지난 11일 국가정보원 개혁발전위원회이 공개한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 '좌파 연예인 대응 TF'에서 작성된 블랙리스트 82명 중에 속해 있다.

이에 국정원으로부터 이명박 정부 '연예인 블랙리스트' 수사를 의뢰받은 검찰은 합성 사진 유포와 관련해, 심리전단이 '심리전'이라는 명목하에 특정 연예인 이미지 실추 활동을 벌인 것으로 보고 수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개혁위원회로부터 자료를 넘겨 받은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부터 두 배우를 포함해 국정원의 사이버 공작 피해자로 지목된 문화·연예계 인사를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문성근은 이날 국정원의 합성사진 살포 사실을 접하고 트위터를 통해 "경악! 아~미친 것들"이라며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히며 분노를 표했다. 그는 오는 19일에 검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김여진의 소속사 935엔터테인먼트 측은 신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내용에 대해 인지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힐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