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최장기 입원 '74번 환자', 2년 투병 끝에 사망
메르스 최장기 입원 '74번 환자', 2년 투병 끝에 사망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7.09.13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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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번째 메르스 사망자… 메르스 완치에도 합병증으로 상태 악화
▲ 2015년 메르스 발병 당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면회가 제한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 가운데 가장 오랜 기간 입원 치료를 받아 온 '74번 환자' 이모(73)씨가 투병 2년여 만에 결국 세상을 떠났다.

1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5년 6월8일 국내 74번째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꾸준한 치료 덕에 메르스는 완치됐지만 폐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폐섬유화와 심부전증 등의 합병증이 찾아왔다. 폐 기능이 저하됐고, 몸무게도 줄어들었다.

지난해엔 퇴원까지 바라볼 정도로 호전됐지만 최근 들어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씨는 12일 밤 11시3분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메르스 사태의 39번째 희생자다.

이씨는 가족들도 모두 메르스 때문에 고통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발단은 부인 김모(67)씨가 지난 2015년 5월 급체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으면서부터였다. 김씨는 당시 응급실에서 '슈퍼 전파자'인 14번 환자(37)에게 감염돼 73번 환자가 됐다.

이씨는 부인 보호자로 응급실에 갔다가 메르스에 감염됐다. 만삭이던 이씨의 딸(41)도 김씨를 만나러 응급실을 찾았다가 메르스에 걸려 109번 환자가 됐다. 하지만 그해 6월 무사히 아들을 출산했다. 이씨 사위 신모(48)씨도 114번 환자로 등록됐다.

이씨를 제외한 가족들은 모두 치료를 받고 완쾌했다.

복지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씨의 장례식장에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메르스는 2015년 5월 20일에 국내에서 첫 환자가 나온 이후 정부의 초동 대응 미비로 평택성모병원·삼성서울병원 등에서 환자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국내 메르스 확진자는 총 186명이며, 이 가운데 이씨를 포함해 39명이 사망했다.

올해 들어서는 의심환자가 129명 나왔으나, 질병관리본부 조사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