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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文정부 일자리정책 역행하나
[사설] 文정부 일자리정책 역행하나
  • 신아일보
  • 승인 2017.09.13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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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최우선 국정과제로 일자리 창출을 내세웠다. 특히 우리 사회의 미래세대인 15~29세 청년층의 일자리를 늘려 소득주도 성장의 기반을 만들겠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의 각오와 달리 청년실업 대란은 점점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통계청의 ‘8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실업률은 9.4%로, 8월 기준으로는 1999년 이후 최고치다.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0.7% 이후 가장 높다. 지금의 청년 실업이 국가재난이었던 IMF 경제위기 때와 엇비슷한 위기에 봉착했다고 이해하면 된다.

청년실업률은 단순히 숫자로만 볼게 아니다. 좀 더 깊숙이 들여다봐야 한다. 실업자뿐만 아니라 구직 단념자, 취업 준비생 등을 포함해 청년층의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는 8월 현재 22.5%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21.5%에 비해 1.0%포인트나 높아졌다. 이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손꼽은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제대로 펼쳐지고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가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이라고 명명한 올해 추경도 지난달 통과했지만, 청년층 실업난 해소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청년층 취업활성화 대책의 핵심은 창업을 대폭 늘리는 방향이다. 기존의 기업에서 일자리를 늘리는 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고용창출 효과를 위해서는 창업이 중요하다는 논리다. 12일 김동연 부총리가 창업 기업 수를 늘려야하고, 기업의 생존율 제고를 위해 창업 유형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추진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기존 취업자를 보호하는 각종 정책이 아직 고용 시장에 진입하지 못한 청년층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들에게 돌아가야 할 신규 일자리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대체되면서 만들어져야 할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기업에서는 정규직 전환과 신규 채용까지 감당할 수 없다고 토로한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에도 일정부분 수긍이 간다. 근본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수시로 내놓는 땜질식 대처가 낳은 불신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주체는 단연 민간과 기업이다. 세금을 쏟아 붓거나 기업압박만으로 일정한 양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공공부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정부는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면 민간 기업이 알아서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는 안이한 착각에 빠진 듯하다.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정책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이유는 시장과 기업의 정서와는 반대로 가기 때문이다. 산업계에서는 정부가 기업의 기를 살려줘도 어려운 판에 오히려 기를 죽이기만 한다고 불만이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 ‘비정규직 제로’ 정책, 임금분포공시제 도입 등이 대표적이다.

청년실업 문제의 해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노동시장을 중심으로 한 구조개혁, 규제 혁파, 생산성 혁신 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소비·투자 확대로 이어진다. 이를 통해 내수시장이 성장하면 기업이 일자리를 늘리는 선순환이 된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 것이다.

심각하고 복잡한 문제를 풀 때는 가장 단순하고 명료한 방법을 택해야 한다. 청년실업을 줄이고 내수 확대를 위해서는 기업의 기를 살리는 정책, 기업이 받아들일 수 있는 정책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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