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무너진 한국관광 더이상 방치 안 된다
[데스크 칼럼] 무너진 한국관광 더이상 방치 안 된다
  • 신아일보
  • 승인 2017.09.1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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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정 인천본부장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서 루이스는 개발도상국이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마의 고개’를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국들이 1인당 GDP가 1만 달러에서 2만 달러를 넘어서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9.2년이다. 많은 나라들이 이 고개를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한국은 1997년 1인당 GDP 1만 달러를 달성했지만 1998년 ‘IMF 외환위기’로 7000 달러대로 물러섰다가 2002년 재탈환했다. 이후 5년만인 2007년에 2만 달러를 돌파했다.

개발도상국이 경제발전 초기에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장기적인 침체에 빠지는 현상을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이라고 한다.

초기 고도성장의 단계가 어느 정도 진행되면 사회 전반에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고착되고 빈부의 격차나 사회적 양극화, 내수 시장의 취약 등으로 인해 더 이상의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생기는 현상이다. 특별한 성장엔진 없이는 그 고개를 넘어서기 힘들다는 뜻이다.

한국은 빈약한 자본과 기술, 열악한 사회기반시설, 불안정한 정치상황 등의 난관(難關)을 이겨내고 제조업분야에서 대단히 빠른 성공을 이뤘다. 하지만 아직 선진국 대열에 올라선 것은 아니다.

이제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제조업 중심의 성장의 한계를 뛰어넘어 서비스 산업에서 활로를 찾아야 한다. 서비스 산업에 중에서도 지정학적 여건과 지리적 위치를 고려할 때 관광산업이 ‘마의 고개’를 넘을 성장엔진이다.

최근 관광산업의 핵심은 복합리조트이다. 그 핵심에는 카지노가 있다. 복합리조트란 카지노를 기반으로 호텔, 컨벤션, 전시시설, 공연장, 쇼핑센터, 테마파크, 박물관, 레저 스포츠 시설 등이 함께 어우러진 리조트를 의미한다. 즉, 두 가지 이상의 시설 또는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것에 리조트의 의미가 결합된 것이다.

싱가포르는 전 세계에서 국제 금융, 교육, 물류의 핵으로 올라섰고 어느덧 세계 초일류 국가로 비상하고 있다. 인구도 적고 땅도 좁고 자원도 없는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경쟁력은 국부(國父) 리콴유와 카지노 복합리조트로 압축할 수 있다.

리콴유가 카지노를 도입하게 된 배경은 이렇다. 싱가포르 국민들이 매년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 등 해외 원정 도박으로 낭비하는 돈을 절약하자는 취지와 함께 1985년 이후 1998년 아시아의 외환위기, 2001년 미국 IT산업 침체에 따른 마이너스 성장 등을 경험한 이후, 관광산업의 정체, 내수경기의 둔화, 고용창출 및 GDP 증대 미비, 건설경기의 악화 등을 해소하기 위한 복합적인 이유이다.

싱가포르는 세계 초일류 관광대국이다. 싱가포르도 처음 출발은 초라했지만 지금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국가가 되었다. 운도 누구의 도움 때문도 아니다. 싱가포르 국민들 모두 스스로 만들어낸 꿈과 눈물과 노력의 결정판이다.

지금 한국 관광산업은 북핵과 사드 문제로 관광객이 지난해에 비해 36% 이상 감소했다. 면세점을 운영하는 대기업들조차 운영권 반납을 운운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정부는 제대로 된 대책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연 정부가 무너진 관광산업의 성장판을 복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국정부의 한국관광 전면금지 등 사드보복은 장시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치밀한 대처가 필요한 부분이다. 유커, 싼커 관리뿐만 아니라 세계를 향한 포괄적인 관광 정책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고윤정 인천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