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례 "류영진 '꼼수휴가'" VS 식약처 "억지 주장"
김순례 "류영진 '꼼수휴가'" VS 식약처 "억지 주장"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9.1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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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발 '살충제 계란' 파동 시기에 휴가… 법인카드 불법사용도"
식약처 "휴가, 사태 발생 일주일 전… 법인카드 사용 직원들 위한 것"
▲ 류영진 식약처장이 8월2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기 위해 자료를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유럽발 '살충제 계란' 파동이 확산되던 8월 초 3일간 여름 휴가를 다녀온 사실에 대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그러나 식약처는 "억지 주장"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이 10일 식약처 등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보면 류 처장은 부임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지난달 7∼9일 휴가를 냈다.

하지만 인사혁신처 예규에는 공무원으로 임용된 후 최소 3개월이 지나야 연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당시는 유럽발 살충제 계란 파동 여파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확산하던 시기여서 식품안전 당국의 수장으로서 자리를 비우는 등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류 처장은 휴가 복귀날인 8월 10일에는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국내산 달걀과 닭고기는 피프로닐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언했다가 닷새 만에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닌이 검출돼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류 처장이 휴가 직후 업무현황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국민 사기극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류 처장이 휴가 중이던 지난달 7일 부산지방식약청 방문을 이유로 대한약사회 직원의 차를 빌려 탔던 사실이 확인됐다며 "특정 이익단체 의전을 받은 것은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명백한 갑질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은 류 처장이 공휴일 또는 휴무일이거나 관할구역을 현저히 벗어나 법인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데도 내부 지침을 어긴 채 '불법 결제'를 한 사례도 총 9건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날 "살충제 계란에 대한 공포로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규정을 어긴 '꼼수 휴가'를 다녀온 것은 식약처장으로서 대책 마련의 책임을 저버린 행위"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류 처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류 처장이 휴가를 간 기간은 살충제 계란 사태가 발생하기 일주일 전의 일이고, 법인카드는 무더위에 고생하는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구매하는데 쓴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이날 해명자료에서 "인사혁신처 예규에서는 재직기간 6월 미만인 경우 3일을 미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공식 절차를 거쳐 총리 결제를 받고 휴가를 사용했다"고 반박했다.

살충제 계란 사태가 확산되는 시기였던만큼 부적절한 휴가였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시 휴가는 국내에서 살충제 계란 사태가 발생한 8월14일 이전인 8월 7~9일 사용한 것"이라며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기관장이 솔선수범해 하계 휴가를 적극 활용하라는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법인카드의 부적절한 사용 논란에 대해서도 "법인카드 사용은 예산 및 기금운용계획 집행지침에 따라 적법하게 사용했다"면서 "휴일 또는 휴가 중 법인카드 사용은 처장실 운영에 필요한 물품(손님접대용 다과 등) 구입과 직원 격려를 위해 사용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보면 부산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 직원 격려를 위해 아이스크림 구입과, 처장실 손님접대용 다과 구입(제과 등), 직원 격려용 피자 구입, KTX 예약 등 9건이 전부였다.

이밖에 약사회 직원 차량에 탑승한 것도 지인이 같은 방향으로 가는 길이라고 해서 타게 된 것으로 우연한 일이라고 식약처는 해명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약처장은 휴가중인 8일에도 질소과자 조치와 관련해 부산에서 서울로 이동해 국무총리와 대면보고를 소화하는 등 업무 공백을 최소화했다"면서 "계란 사태 이후로는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주말에도 출근해 업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