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닭고기 소비부진-가격하락 '이중고'… 양계농가 '시름'
계란·닭고기 소비부진-가격하락 '이중고'… 양계농가 '시름'
  • 신용섭 기자
  • 승인 2017.09.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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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대목은커녕 병아리 입식조차 못해… 지자체, 신뢰 회복에 분주
▲ 서울 한 대형마트에 계란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살충제 계란' 파동 여파로 계란값이 연일 하락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외면은 여전하다. 추석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목은커녕 재고물량 소진에도 버거운 실정이다.

찾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닭고기값 역시 제 값을 받지 못하면서 AI 파동을 겨우 넘겼던 양계농가들은 웃음을 잃은 지 오래다.

10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 산란계 농장 83곳(408만 마리)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곳은 음성의 산란계 농장 1곳뿐이다. 그러나 지역 대부분의 농장들은 계란과 닭고기 소비가 많이 줄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겨울 AI로 닭이 살처분되는 바람에 입식할 병아리 물량이 달리는 상황에서 살충제 계란 파문까지 겹쳐 달걀·닭고기 소비 감소, 가격 하락, 병아리 공급 조정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특란 계란 한판의 전국 평균 소매가는 5784원이었다. 일주일 전 6168원보다 5.5% 가격이 내려갔다.

살충제 계란 파문 이전인 지난달 14일 가격(7595원)과 비교하면 23.8%나 폭락했다.

계란 유통상들 사이에서 계란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자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가격을 더 낮춰 파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인데, 그 여파는 출하가격 인하로 고스란히 연결된다.

괴산군서 하루 평균 7300여개의 달걀을 생산하는 A씨는 "살충제 파문 전 3400원(10개들이)이던 출하가격이 2650원으로 폭락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현상은 산란계 농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괴산군에서 육계 9만마리를 키우는 B씨 농장의 양계장은 요즘 텅 빈 상태다.

올해 두 번째 병아리 입식을 준비하던 중 '살충제 계란' 파문을 맞았고, 그 여파로 닭에 대한 소비자 불신마저 커지면서 병아리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탓이다.

살충제 계란 파문 전 1700원(㎏당)이던 닭고기 출하가격은 800∼900원대로 떨어졌다.

B씨는 "빨리 살충제 계란 문제가 가라앉기를 바랄 뿐인데 사정이 그렇지 않아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소비부진에 가격마저 하락하는 이중고에 충북도는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분주하다.

도내 모든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분기마다 정기검사는 물론 불시 수거 검사를 시행하고, 살충제 사용 재발을 막고자 산란계 농장주와 동물병원·동물 약품 판매업소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약품 사용 안전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AI 방역과 연계해 농장 출입차량을 감시할 수 있도록 CCTV 설치도 확대해 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아일보] 신용섭 기자 yssh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