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한국과 러시아 사이 9개의 다리 놓자"
文대통령 "한국과 러시아 사이 9개의 다리 놓자"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9.07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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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서 '新북방정책' 밝혀
가스·철도·항만·전력 등 양국 협력 9개 분야 언급
"극동개발 성공은 북핵문제 해결하는 근적원 해법"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전체 세션'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9개의 다리(9-Bridges 전략)를 놓아 동시다발적인 협력을 이뤄나가자"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러시아가 추진하는 극동 개발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는 한국이고, 한국이 추진하는 신북방정책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전제로 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9개의 다리'는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등 양국이 협력할 9개 분야를 의미한다.

문 대통령은 "극동지역 개발을 목표로 하는 푸틴 대통령의 신동방정책과 맞닿아 있다"며 "신북방정책과 신동방정책이 만나는 지점이 바로 극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동지역을 '환태평양 시대를 주도하는 역동의 협력 플랫폼'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다"며 "그동안 남북관계의 어려움으로 진척시키지 못했던 사업들을 포함해 러시아와의 협력을 더 우선하는 목표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에서의 가스 수입뿐 아니라 에너지 개발 협력에도 참여하기를 원한다"며 "우리 철도와 시베리아 횡단 철도(TSR)의 연결은 유라시아 대륙과 해양을 이어주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조선업의 기술력을 강조하며 “자루비노항의 개발과 맞물려 한국의 조선산업이 결합한다면 북극항로는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여는 신(新) 실크로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교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전체 세션'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연설을 경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역내 국가들의 전력협력을 위한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을 위한 협의를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러시아의 에너지 슈퍼링 구상이 몽골 고비사막의 풍력, 태양광과 함께 거대한 슈퍼그리드로 결합하면 동북아시아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며 "이는 유럽연합(EU)처럼 동북아경제공동체와 다자 안보체제로 발전하는 밑바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로운 공단의 설립은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며 "수산물류가공 복합단지 조성으로 이뤄질 수산분야의 협력은 미래 식량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아 관련해서는 "동북아 국가들이 협력해 극동개발을 성공시키는 일은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또 하나의 근원적 해법이라고 생각한다"며 "동북아 국가들이 극동에서 경제협력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면 북한도 이에 참여하는 것이 이익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러 3각 협력을 위해 그간 논의돼온 야심 찬 사업들이 현재 여건상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더라도, 한국과 러시아 양국이 힘을 합쳐 협력할 수 있는 사업들은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며 "앞으로 남북관계가 풀리면 북한을 경유한 가스관이 한국까지 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2월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 "직전 소치 동계올림픽을 주최한 러시아 국민들이 한국을 더 많이 찾아주시길 희망한다"며 "(푸틴 대통령도) 평창에 와 주시면 자연스럽게 한·러 연례 정상회담이 복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