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버텼는데"… '사드 추가배치'에 소성리 눈물바다
"어떻게 버텼는데"… '사드 추가배치'에 소성리 눈물바다
  • 신석균 기자
  • 승인 2017.09.07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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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입 저지 총력… 시위자 끈으로 몸 이어 묶고 저항
경찰 8천명 투입 5시간만에 사드반대 주민들 해산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기 추가배치가 예정된 7일 새벽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우리가 어떻게 버텼는데"

국방부는 7일 오전 경북 성주기지에 사드 발사대 4기와 공사 장비·자재 등의 반입을 완료해, 완전한 1개 사드포대의 모습을 갖춘 뒤 작전운용을 위한 후속 작업에 착수했다.

이 소식을 들은 소성리 주민들은 착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그도 그럴주민들은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계절이 몇 번이나 바뀌는 동안 긴 싸움을 이어왔다.

사드 추가 배치 소식이 전해진 지난 6일에는 낮부터 마을회관 앞 도로에서 연좌시위를 벌이며 반입을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이날 시위에서도 60∼70대 고령인 주민들까지 합세해 비가 내리고 쌀쌀한 날씨에도 10시간 넘게 현장을 떠나지 않고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본격적인 사드 추가 배치를 위해 7일 0시 경찰이 반대 집회 참가자들 해산에 나서자 농성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경찰은 앞서 10여 차례 경고 방송으로 시위 참가자들에게 해산을 명령한 뒤, 8000여명을 투입해 집회를 주도한 소성리 상황실 앞부터 농성장 진입을 시작했다.

경찰의 본격적으로 해산 시도 움직임을 보이자 농성을 벌이던 주민들은 격렬히 저항하기 시작했다.

일부 주민은 경찰 헬멧 등 장비를 빼앗아 휘두르는 등 곳곳에서 충돌하기 시작했고 양측에서 부상자도 잇따랐다.

경찰이 집회 참가자를 끌어내기 시작하면서 몸싸움까지 발생했다.

이에 주민 등 27명을 4개 병원에 이송됐다. 이들은 대부분 치료를 받고 귀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시위자들은 미리 마을회관 앞 왕복 2차로에 세워둔 차량 30여대 사이사이에 앉아 몸을 서로 묶거나, 쇠사슬로 자신의 몸과 차를 연결해 버티는 방법으로 경찰의 진압에 격렬히 저항했다.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잔여 발사대 4기 추가배치가 시작된 7일 오전 관련 장비를 실은 미군 차량이 사드 기지(옛 성주골프장)로 들어가자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 주저 앉아 있다.

경찰은 완강하게 버티는 이들을 밀거나 끌어내며 조금씩 마을회관 쪽으로 진입하고 차를 견인했다.

시간이 지나자 힘이 빠진 시위자들은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국 경찰은 도로 양쪽에서 해산에 나서 5시간여 만에 시위자를 모두 도로 밖으로 들어냈다.

시위에 참가했던 한 참가자는 "심장이 벌렁벌렁한다"면서 "만사 제쳐놓고 사드 반대를 외쳤는데 결국 역부족이었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신아일보] 신석균 기자 sgseok@shinailbo.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