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사린 대기업들…상반기 M&A 건수 23.7% 감소
몸 사린 대기업들…상반기 M&A 건수 23.7% 감소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09.04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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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2017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특징’ 발표
세계경제 성장세에 국내기업 M%A 건수 2.9% 증가

▲ (자료=공정거래위원회)
올해 상반기 대기업집단(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기업 인수합병(M&A) 활동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7년 상반기 기업결합 동향 및 주요 특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공정위가 심사한 기업결합 건수는 295건, 총 금액은 247조6000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건수는 전년 동기(23건) 대비 8.5% 늘었지만 같은 기간 금액은 6.9%(18조4000억 원) 감소했다.

이 중 대기업집단 소속회사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총 45건, 금액은 15조3000억 원 등으로 나타났다.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7% 줄어든 반면 금액은 125.0% 늘어났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9조3000억 원을 들여 미국의 전장 기업 하만을 인수한 것을 제외하면 결합 금액은 6조원에 그쳐 지난해 상반기 6조5000억 원 대비 감소한 셈이다.

대기업집단 내 계열사 간 기업결합도 1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건 줄었다. 구체적으로는 롯데·하림 등을 중심으로 도소매·유통업 분야에서 그룹 내 구조조정 목적이 많았다.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 또한 2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건 감소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대기업집단은 기업결합에 소극적이었으며 신사업 진출과 역량 강화를 위한 기업결합도 활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기업들은 몸을 사렸지만 세계 경제 성장세와 국내 경기 회복 등의 영향으로 국내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건수와 금액 모두 늘었다. 건수는 209건에서 215건으로 2.9% 늘었고 금액은 13조원에서 41조5000억 원으로 219.3% 증가했다.

기업집단 내 구조조정의 성격을 갖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의 경우 건수는 75건에서 63건으로 다소 감소했다. 다만 금액은 8000억 원에서 25조6000억 원으로 급증했는데 이는 19조3000억 원 규모의 서울메트로와 서울특별시도시철도공사 간 기업결합이 포함된 것이다.

신사업 진출이나 역량강화의 성격을 갖는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건수(134건→152건)와 금액(12조2000억 원→15조9000억 원) 모두 증가했다.

한편, 외국기업에 의한 기업결합은 건수가 63건에서 80건으로 늘어나는 등 전체적으로 활발했지만 결합금액 20조원 이상의 대규모 인수합병은 2건에 불과했다. AT&T의 타임워너 인수(97조원)와 아폴로 매니지먼트의 루미레즈 인수(23조원) 뿐이다.

외국 기업의 국내 기업 인수 건수와 금액은 각각 24건, 4조5000억 원 등으로 전년 동기 20건, 1조1000억 원 대비 모두 증가했다. 특히 미국(8건)과 EU(7건) 기업들이 국내 기업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