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MBC 총파업 선언… 노사 간 충돌 우려
KBS·MBC 총파업 선언… 노사 간 충돌 우려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8.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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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공영방송 노조, 파업 투표 가결… 보직 사퇴도 따라

지상파 양대 공영방송인 KBS와 MBC가 다음달 4일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나란히 총파업에 돌입한다. 이명박 정권이었던 지난 2012년의 언론대파업 이후 5년 만이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이하 MBC노조)는 3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로비에서 전날 진행된 조합원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를 공식 발표하고 9월 4일 0시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MBC노조는 "이번 총파업에 방송 송출 등 필수 인력을 남기지 않고 예외 없이 전 조합원을 참여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MBC는 취재기자와 PD, 카메라 기자, 아나운서 등 400여명이 이미 제작 거부에 돌입해 일부 방송 제작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KBS의 경우 언론노조 KBS본부가 경영진 퇴진 등을 위해 9월 4일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으며, KBS노동조합은 9월 7일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의한 상태다.

또 KBS PD협회 회원 660여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앞서 제작거부에 돌입한 기자까지 포함하면 총 1130명이 제작거부에 동참했다.

KBS 노조는 총파업 결의문에서 "이번 총파업은 끝장 투쟁이다. 마지막 싸움"이라며 "거짓과 가짜, 억압과 굴종의 9년을 끊어버리는 최후의 결전이다. 승리하기 전에는 우린 절대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MBC와 KBS에서 간부들의 보직 사퇴도 잇따르고 있다.

MBC노조에 따르면 이날 MBC 보직 간부 57명이 김장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보직 사퇴를 결의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KBS에서는 PD 직종 보직자 88명이 고대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전날 사퇴한 데 이어 기자 직종 보직자 33명이 이날 사퇴 성명을 냈다.

양 방송사 노조가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결정했지만, KBS와 MBC 모두 경영진 퇴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노사 양측이 합의안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MBC 사측은 이번 파업이 문재인 정권의 방송 장악 시도라며 파업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KBS 사측 역시 제작거부와 파업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업무에 복귀하라고 촉구했다.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파업 장기화로 프로그램 제작, 송출 과정에서 큰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j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