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안보" 강조했지만… 軍, '北 미사일 발표' 日보다 늦어
文 대통령 "안보" 강조했지만… 軍, '北 미사일 발표' 日보다 늦어
  • 우승준 기자
  • 승인 2017.08.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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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국순간경보시스템 통해 오전 5시58분쯤 신속히 정보 제공
한국 군, 오전 6시6분쯤 언론에 문자메시지로 동일한 정보 알려

▲ 생각에 잠긴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저 문재인 앞에서 안보얘기 하지 마시라."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기간 때 국민께 강조했던 발언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한국 군의 안보 역량은 일본에 비해 다소 열악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이 29일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쪽으로 날린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서 알 수 있다. 한국 군은 이러한 내용을 일본 정부보다 8분 늦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통과하자마자 관련 내용을 전국순간경보시스템을 통해 신속히 알렸다. NHK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5시58분쯤 북한의 미사일이 도호쿠 방향으로 발사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또 미사일이 지나가는 인근 지역에 피난 정보를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역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미사일이 오전 6시6분쯤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 상공을 통과했고, 오전 6시12분쯤 에리모미사키 동쪽 1180㎞ 태평양에 낙하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낙하물 피해를 확인하라'고 지시한 내용도 알렸다.

반면 한국 군은 북한 미사일 발사 사실을 일본보다 8분 늦은 오전 6시6분쯤 언론에 문자로 알렸다.

그동안 국방부는 한국 군의 정보 자산으로 확인한 미사일 발사 등 북한 정보에 대해선 한국 언론이 일본 언론보다 먼저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일본보다 빨리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한국 군은 자신들의 의지를 이번에 보이지 못한 셈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방부 업무보고 때 "북한이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전력을 고도화하는 만큼 우리도 '비대칭대응전력인 3축(킬체인·KAMD·KMPR)'을 갖춰야 하는데 (지금까지 군이) 그 많은 돈을 갖고 뭘 했는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고 언급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다만 군 당국은 이와 관련 "북 발사 사실을 국내 언론에 공지한 시간은 오전 6시6분"이라며 "일본 언론 최초보도는 NHK가 한국 연합뉴스 보도를 인용해 6시16분에 보도했다"고 해명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북한 도발 관련 정의용 안보실장이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오전 8시50분부터 15분간 통화를 가졌다. 두 사람은 북한의 연이은 전략 도발에 따른 엄중한 안보 상황과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두 사람은 또 현재 방미 중인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이날 출국 예정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 방미를 계기로 한미 고위당국자간 대응책 마련을 위한 긴밀한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신아일보] 우승준 기자 dn1114@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