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흘 만에 또 미사일 도발… 日 상공 통과 처음(종합)
북한, 사흘 만에 또 미사일 도발… 日 상공 통과 처음(종합)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8.29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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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참 "비행거리 2700㎞·최고고도 550㎞"… 日 "홋카이도 동쪽 태평양 낙하"
IRBM급 괌 공격 가능성 과시 분석도… 靑 '文대통령 참석' NSC 상임위 개최
▲ 북한의 지대지 중장거리 전략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시험발사 모습.(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사흘 만에 또 다시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특히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에 떨어져 큰 파장이 예상된다.

2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 57분경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동쪽 방향으로 일본 상공을 통과해 북태평양 해상으로 불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합참은 "비행거리는 약 2700여㎞, 최대고도는 550여㎞로,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북한군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감시와 경계를 강화하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 상공을 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용이라고 주장하는 장거리 로켓이 1998년 일본 상공을 통과한 바 있다.

일본은 즉각 강력 반발에 나섰다.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북한 미사일이 오전 6시 6분께 홋카이도 에리모미사키(襟裳岬) 상공을 통과했고 오전 6시 12분께 에리모미사키의 동쪽 1180㎞ 태평양에 낙하했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정보수집에 만전을 기해 국민에게 신속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항공기와 선박 등의 안전을 철저히 확인하고, 낙하물 피해를 확인하라고 아베 총리가 지시했다고 전했다.

스가 장관은 미사일 발사와 관련, "북한에 엄중히 항의하고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단호히 비난했다"고 공개했다.

NHK 방송은 북한 미사일이 공중에서 3조각으로 분리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자위대가 북한 탄도미사일을 공중 파괴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에 쏜 발사체의 종류는 비행거리와 발사각도로 미뤄볼때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은 지금까지 IRBM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고각발사로 쐈지만, 이번에는 비행거리와 최고고도 등으로 미뤄 30∼45도의 정상각도로 발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IRBM급 탄도미사일을 처음으로 정상각도로 쏨으로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마지막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시험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가 지난 9일 공언한 '괌 포위사격' 위협과 관련돼 실제 사거리를 과시하기 위한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북한은 당시 IRBM인 '화성-12형' 여러 발을 괌 주변 해역에 떨어뜨릴 수 있음을 위협했다.

아울러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의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박에 대한 반발과 동시에 지난 21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대한 무력시위의 성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어찌됐든 국제사회의 잇단 경고에도 북한이 대형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한반도의 안보 전세는 또 한 번 크게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오전 7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NSC상임위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전체회의와 달리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하지만, 이날 회의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단 상임위를 소집하는 것이며, 상황을 엄중하게 보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도 참석하기로 했다"며 "형식과 내용을 달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