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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칼럼] ‘우문현답’과 ‘農問現答’
[기고칼럼] ‘우문현답’과 ‘農問現答’
  • 신아일보
  • 승인 2017.08.28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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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길 농협강서공판장 사장
 

직장인들이 출장 간 현장에서 가끔 애용하는 건배사에 ‘우문’~‘현답’이란 용어가 있다. 원래 사전적 의미는 어리석은 질문(質問)을 했는데도 답하는 자가 현명(賢明)하게 대답(對答)했다는 의미의 愚問賢答을 현장 분위기에 맞게 ‘우’ 리의 ‘문’ 제는 ‘현’ 장에 ‘답’이 있다는 의미로 재치 있게 풀어서 하는 건배사일 것이다.

농심을 갉아먹던 지리 한 가뭄이 계속되던 어느 주말, 우리 공판장 종사자들은 농산물을 출하해 주시는 산지작목반을 격려해 드리고 현장 ‘자매결연’을 통하여 상호 발전 방안을 찾아보고자 강화도 어느 농촌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보통 어떤 주체끼리의 ‘자매결연’ 식은 사무실에서 진행하는 것이 상례이나 이 날은 농촌 들녘의 하우스 작업 현장에서 진행되었다. 격식은 최소화되었고, 뒤이어 근처 하우스 안의 농작물들을 보면서 농업인들과 우리 공판장 종사자들과의 간담회가 시작되었다. 금요일 밤의 밤샘 경매로 쏟아져 오는 잠과의 싸움도, 때마침 쏟아지는 세찬 소낙비 소리도 열띤 토론에는 큰 방해가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격한 불만만 제기되다가 점차 상대방 입장을 배려하면서 개선할 수 있는 대안들이 표출되기 시작했다. 농가 측에서는 “바쁜 농사일 중에는 알아보기가 어려우니 핸드폰 메시지로 보내주는 ‘경락관련 유통정보’를 이렇게 고쳐 줄 수는 없는 건가요?”, “주말 중 어느 요일에 출하해야 가격 면에서 유리한가요?”, “소비 측면에서 볼 때 이 지역에서는 어떤 품목을 선택해야 장기적으로 유리할 까요?” 등의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으며, 공판장 종사자들은 “선별 포장할 때는 이러 이러하게 해 주실 수는 없는지요, 이래야 좋은 가격 형성에 유리합니다!”, “요즘은 급격히 소규모 가족이 증가하고 있으니 소포장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등 상호 조금만 노력하면 업무나 판매 수취가격 제고에 도움이 되는 유익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초록빛 들판이 어스름하게 변할 즈음, 우리는 모두 아쉬움을 뒤로 하며 정류장까지 울퉁불퉁한 농로를 따라 트럭을 얻어 타고 나왔다. 그날, 덮게 없는 농가 트럭 위로 하염없이 몰아치는 소낙비에도 누구 하나 싫은 기색 없이 밝은 표정을 지을 수 있었던 이유는, 갈수록 불안정한 이상기후와 수입농산물 증가 등 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하게 국민의 식탁을 책임지고 계시는 농가들을 조금만 이해하고 노력해도, 우리는 무언가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뿌듯함’이었을 것이다. 며칠 전 신규 전입직원을 위한 간단한 회식자리가 있었고, 우리는 모두 ‘農問 !’ ~ ‘現答 !’을 크게 외쳤다. ‘農촌의 問제는 現장에서 答을 찾기 쉽다.’라는 ‘자매결연’ 그날의 기억을 생생히 떠올리며….

/김종길 농협강서공판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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