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저강도 도발'에도… 한반도 정세는 '진정세'
北 '저강도 도발'에도… 한반도 정세는 '진정세'
  • 우승준 기자
  • 승인 2017.08.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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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BM급 아닌 단거리 발사, '대화' 활로 열어뒀나?
신경전 수위 조절 장기화될 경우, 北 태도 변할 듯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제1회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사진=청와대)

북한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 반발해 지난 26일 강원도 동해 상으로 여러 발의 미사일을 날렸으나 한반도 정세는 진정세 기미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UFG 연습에 대한 항의 차원이라는 게 중론이다. UFG 연습은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다.

그동안 북한은 UFG 연습 기간에 맞춰 도발을 진행해왔다. 이와 더불어 현재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전방위적 제재가 이뤄지는 상황을 비춰볼 때, 이번 도발은 '예상된 도발'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욱이 북한이 이번에 쏜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BCM)'급이 아니다. 단거리 미사일이다. 때문에 이번 도발은 북한이 미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22일 "북한이 유엔 안보리 추가 대북제재 후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하지 않는 자제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과거에 보지 못했던 일정 수준의 자제력을 분명히 보여준 것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AFP 통신 등 외신은 이같이 보도한 후, 틸러슨 장관이 이같이 밝힌 데는 북한이 가까운 시기에 미국과 협상을 시작하는 신호탄이라고 전망했다.

또 틸러슨 장관이 이같이 밝히자 중국 측은 환영의 뜻을 보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3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틸러슨 장관의 태도와, 특히 그가 북미 대화 가능성을 강조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화춘잉 대변인은 그러면서 "현재 정세에는 대립보다는 대화가 필요하고, 전쟁보다는 평화가, 상호자극보단 정세 완화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그래선지 이번 북한의 도발은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의 기조를 인지했다는 분석이 힘을 받고 있다.

실제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 목소리를 인지하지 않았다면 단거리 미사일이 아닌 ICBM급 도발을 강행했을 것이며, 한반도 도발이 아닌 괌 등 미국 영토에 위협을 가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과거에도 북한은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 바다. 지난 2009년 5월 북한은 핵미사일 2차 실험을 단행, 국제사회는 미국 주도로 대북 제재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북한은 "천배로 갚아줄 것"이라고 노발대발했지만, 2012년 북한은 미국과 고위급 회담을 거쳐 '2·29 합의'를 타결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이번 도발은 한미 훈련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 짙다"며 "다만 ICBM급의 강력한 도발이 아닌 점을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북한과 미국이 신경전 수위를 조절하면서 나아간다면 북한이 대화의 문 앞으로 나오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 26일 북한의 동해상 도발 관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주재한 이번 NSC 상임위는 오전 8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당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상임위는 북한의 발사 상황을 점검하고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점검했다"며 "또 현재 진행 중인 UFG(을지프리덤가디언) 훈련을 더욱 철저히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우승준 기자 dn1114@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