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사 ‘안갯속’…신중론과 홀대론 교차
금융권 인사 ‘안갯속’…신중론과 홀대론 교차
  • 김성욱 기자
  • 승인 2017.08.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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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금감원장에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유력…‘기대 반 우려 반’
산업은행·한국거래소 등 금융공기업 기관장 인사…‘신중론’도 제기

▲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금융권 인사는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새 금융감독원장으로 내정됐다는 소식에 금융권 전체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이달 안으로 김 전 사무총장의 인사검증을 마치고 금감원장 임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전 사무총장은 금융 경력이 전무한 관료 출신이지만 문 대통령이 금융개혁 완수를 위해 새 금감원장 인선 기준을 △국정철학 공유 △비재무 관료 출신 △개혁 성향 등으로 제시한 지난달부터 후보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금융 경력이 전혀 없는 김 전 사무총장을 금감원장 후보로 꼽고 있는 것이 적정한 인사인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에 금융 산업에 대한 홀대에서 비롯됐다는 비판과 함께 정치적 보은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 전 사무총장은 행정고시 22회 출신으로 지난 2005년 3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맡았다. 또 지난 2015년 말부터는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문재인 대통령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이러한 김 전 사무총장의 정치적 이력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전문성보다 정치적 보은인사, 실질적인 낙하산 인사 등의 평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선하고 파격적 인사라는 기대감도 있다”며 “한편으로 금융 경력이 전무한 비금융권 출신인 만큼 금융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금감원장 인선 이후에는 KDB산업은행,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공기업 기관장 인사도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10월과 내년 5월 각각 임기가 만료되는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과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뿐 아니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도 새 정부의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인물들로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들 기관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후보자가 거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 주요 공약 중 하나가 금융계 낙하산 인사와 관치금융 근절이었던 만큼 새 정부 첫 금융권 수장 선임에 어느 때보다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권에 낙하산 인사 논란이 많았던 만큼 문 대통령과의 인연 등에 의해서만 선임하기는 부담이 있을 것”이라며 “금융권 인사가 늦어지고 소외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성욱 기자 dd9212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