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사톡] 갈팡질팡 ‘계란포비아’, 시스템 개혁으로 국민 신뢰 얻어야
[양박사톡] 갈팡질팡 ‘계란포비아’, 시스템 개혁으로 국민 신뢰 얻어야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8.24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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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정치 이야기
양·박·사·톡 (양국장 박박사의 사이다 토크)
정치 현장을 누빈 청와대 출입기자 출신 양규현 신아일보 편집국장과 정치학박사 박기태 한국공유정책연구원장이 알기 쉽게 전달하는 속 시원해지는 정치 사이다토크.

[46회] 갈팡질팡 ‘계란포비아’, 시스템 개혁으로 국민 신뢰 얻어야

박 : 아침에 계란 드시나?

양 : 오늘 점심에도 계란이 나왔는데 한쪽으로 제쳐뒀더니 같이 드시던 분이 왜 먹지 않느냐고 물어보기에 100살까지 살려고 그런다고 했다.

박 : (계란)안 먹으면 100살까지 사는가?

양 : 일단 불안하니까. 먹고 불안한 것 보다 안 먹고 맘 편한 것이 낫다.

박 : 그야말로 불안했다.

양 : 지금도 불안하다.

박 : 이른바 계란포비아라고까지 이야기하는 수준에 이르렀고 거의 공포수준에 까지 가게 됐는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또 괜찮다고 하더라.

양 : 하루에 2.6개는 괜찮다고 식약처에서 발표했다.

: 2.6개는 있을 수도 없고...

양 : 3개라고 봐야겠는데 의사협회에서 바로 “자신할 수 없다”고 반박이 나왔다.

박 : 바로 팩트가 있고 대응하는 정책수단과 방법이 있는데 팩트의 문제를 놓고 대응 방법에 있어서 갈팡질팡하는데서 오는 문제라고 본다. 농림수산부 다르고 식약처 다르고, 왔다갔다 한다.

또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전수조사를 한다. 그리고 전수조사를 할 테니 농장에 조사를 갈 것이니 샘플 준비하라고 하고 갔다는 이런 정도의 이야기가 나왔다고 하면 작은 것도 부풀려지기 마련이다.

양 : 지난 AI 때문에 한판에 3000원~4000원 했던 계란이 1만원이 넘은 적이 있었다. 그래서 수입을 한다고 했는데 수입과정에서 또 문제가 된다고 언론에서 많이 지적도 하고 그랬다. 그랬던 계란이 이번에는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계란이 우리는 크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우리 식생활에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는 것을 이번에 다시 알았다. 정부에서는 이제 믿어도 되고 먹어도 된다고 하지만 국민들은 불안하다. 그리고 살충제 계란에 대해서는 정부의 신뢰가 많이 떨어져 있다.

어떤 근거에 의해서 정확하고 번복하는 데이터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작은 행복을 잃어버렸다.

박 : 이런 것 하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신뢰를 줘야 한다고 얘기하는데 엄격한 관리에 의한 신뢰 말고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방법이 없다.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폐해에 대해서 모르고 했던 양계농장이 있을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초기부터 관리소홀 이라고 본다. 심지어 보조금까지 줬다고 한다.

더구나 이미 지난 4월에 팩트는 밝혀졌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록 밍기적밍기적, 오락가락 하다가 여기까지 와서 터지고 만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관리하고 감독하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소홀이 한 것에 대해서는 다른 것 보다 더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양 : 그래서 시스템에 의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 누가 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느 시점에 무엇을 관리해야 하고 살충제가 왜 농가에 가야하는지 확인하고 양은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등을 관리하는 것이 바로 시스템에 의한 개혁이다.

지금 말은 그렇게 하면서 결국 시스템을 고칠 생각은 하지 않고 사람만 바꾸는 것이다. 사람 바꾼다고 시스템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박 : 그러나 지난일은 지난일이고 대처가 중요하다. 가장 양계가 발달해 있고 1인당 국민 소비량도 많은 나라가 이스라엘이라고 알고 있다. 이스라엘 닭에는 진드기가 없나? 그런데 유럽과 달리 이스라엘에서는 이런 문제가 아직까지 제기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스라엘은 기초식품류, 채소류는 상당히 공장화 돼 있다고 알고 있고 소스류 같은 기본 양념류도 굉장히 엄격하다고 한다. 이런 사례들을 모델로 삼아 메뉴얼화 해서 정말로 혁명적으로 새로운 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 : 전 정권에 있어서도 담당공무원들은 그 자리에 있었을 것이고 지금도 있을 것이다. 정권과 상관이 없는 문제다. 이미 전 정권에서부터 일어났다는 얘기가 자꾸 나오고 그러는데 그것은 자기부정이다.

이 일은 지금 우리가 잘못했으니 지금부터 철저히 하겠다고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렇게 시작해서 잘 해 나갔을 때 국민들로부터 이 정부가 신뢰를 받게 되고 신뢰를 얻어야 국민들이 정부를 믿고 따라가는 것이다.

박 : 모든 것들이 첨단화 되고 자동화 돼야 하는 부분들은 이런 기초식품이나 기본적인 것들에 먼저 도입이 돼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지 못하는 것 같다.

흔히 제일 먼저 기계화, 과학화가 다른 부분에서 다 되고 난 후에 마지막으로 농업처럼 우리 입으로 들어가는 것들에 적용이 되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제4차 산업혁명에서 농업을 상당이 중요시 하는 것들이 일부분 보인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자동화 되고 제도화 된 검수, 검사 시스템이 이뤄져야 조기에 문제들이 차단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대해 봐야겠다.

양 : 지난 정권 얘기지만 농업을 6차 산업이라고 했다. 산업을 복합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농업이라고 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수출을 늘리겠다고 부르짖은 적이 있다.

6차 산업, 4차 산업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농업은 국민들의 입으로 들어가는 것, 그리고 생명과 직결 돼 있다는 것을 농업 종사자 분들이나 관련된 모든 분들이 책임감 있게 해 주기를 바란다.

박 : 과거 한 진보적 논객이 한 얘기가 있다. “의도하지 않은 분노의 합의로 촛불이 켜지게 되고 그 촛불이 불의의 시대를 걷는 길동무 역할을 했다”고 쓴 것을 본 적이 있다.

오늘 현재를 보건데 과연 우리는 그 촛불을 길동무 삼아서 그 불의, 부정, 불행한 시대를 다 건너왔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불과 100일이다. 어떤 면은 상당히 고무적이고 희망적이다.

하지만 계란하나 제대로 집어먹을 수 없는 이런 불안이 가중되는 갈팡질팡하는 정치력이나 행정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에게 과연 촛불이 동행이 돼서 불의, 불행한 시대를 다 건너왔다고는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촛불이 필요하고 그 촛불을 들어서 곳곳의 어둡고 후미지고 감춰진 부분을 계속 밝혀내는 작업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대담 : 양규현 편집국장, 박기태 정치학박사
정리 :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