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연구] 삼성생명 위기를 기회로 … 현장에 답이 있다
[CEO연구] 삼성생명 위기를 기회로 … 현장에 답이 있다
  • 정수진 기자
  • 승인 2017.08.24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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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 삼성생명 사장
▲ 삼성생명 김창수 사장 (사진=삼성생명)

지난 16일 삼성생명은 ‘타이삼성’(삼성생명 태국 법인)이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1997년 태국에 진출했으나, 이후 두 차례에 걸친 글로벌 금융 위기 등을 겪으며 후발주자로서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해 왔다.

삼성생명은 ‘타이삼성’을 정상화하기 위해 원점에서부터 태국시장 분석에 들어갔다. 김창수 사장은 매년 한 두 차례 태국을 방문했다. 방콕 뿐 아니라 지방 소도시까지 찾아가 문제 사항을 듣고 해결방안을 찾아주는 등, 현지 영업 인력과의 일체감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타이삼성’의 수입보험료는 2013년 431억원에서 2016년 991억원으로 3년 만에 2.3배 증가했다. 올 상반기 수입보험료는 622억원으로, 출범 후 처음으로 연간 수입보험료가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창수 사장은 취임한 뒤 항상 ‘현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하며 영업현장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속설계사 조직을 확대하고 개인영업채널을 대리점까지 확대하는 등 조직을 개편했다.

올해 자살보험금 문제로 금감원에서 문책경고를 받아 연임이 불투명했으나, 빠른 후속조치로 자살보험금 전액을 지불하면서 ‘주의적 경고’로 징계 수위가 낮아졌다. 이에 연임에 초록불이 켜지며 2020년까지 사장직을 맡을 수 있게 됐다.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7% 감소한 946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초 삼성카드 지분 매입에 따른 일회성이익 8207억원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삼성생명 순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6.4% 증가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꾸준히 추진해왔던 보장성보험 판매 강화가 효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보장성보험은 약관이 복잡하고 인맥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아 보험설계사 의존도가 높은데, 김창수 사장이 보험설계사 지원에 초점을 맞추는 등 현장영업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은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최근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이 이슈로 떠올랐다. 보험사는 보험업법에 따라 자회사의 채권이나 주식을 총 자산의 3%이하 규모로만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하위 보험업법 감독규정에는 보험사가 보유하는 주식의 가치를 평가할 때 시세(공정가치)가 아닌 취득 원가를 기준으로 하도록 돼 있다. 이는 꾸준히 삼성특혜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보험사의 자회사 지분 평가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도록 하는 일명 ‘삼성생명법’이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삼성생명법이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26조원가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의무적으로 매각해야 한다.

김창수 사장은 보험업 경력이 많지 않다는 약점을 안고 취임했지만 해외시장에서 저력을 보여주고, 조직효율화에 성공했다. 앞으로 김창수 사장이 삼성생명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기대해본다.

[신아일보] 정수진 기자 sujin2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