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박사톡] ‘소통과 쇼통’의 논란, 기획된 소통 2% 부족했다
[양박사톡] ‘소통과 쇼통’의 논란, 기획된 소통 2% 부족했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8.23 18: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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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정치 이야기
양·박·사·톡 (양국장 박박사의 사이다 토크)
정치 현장을 누빈 청와대 출입기자 출신 양규현 신아일보 편집국장과 정치학박사 박기태 한국공유정책연구원장이 알기 쉽게 전달하는 속 시원해지는 정치 사이다토크. 

[45회] ‘소통과 쇼통’의 논란, 기획된 소통 2% 부족했다.

양 : 8월은 행사가 많았다. 8.15 광복절 대통령 기념사도 있었고 취임 100일 기자회견도 있었다. 그리고 국민과의 대화 행사도 있었다. 지금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 ‘UFG’훈련도 돌입한 상황이고 미국 장성들도 대거 한국에 들어왔다. 올해 8월은 그 어느 때보다 굉장히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

박 : 올해는 특히 취임 100일 즈음에 행사들이 겹쳐지는 바람에 8.15 광복절 대통령 기념사, 8월 16일 잇따라 열린 취임100일 기념 기자회견, 그로부터 3일 후 일요일 밤에 열린 대국민 보고대회 이른바 국민과의 대화가 이뤄졌다.

오늘 얘기해보고자 하는 것은 항간에서 어느 대통령 시대보다 소통의 대통령 ‘문통은 소통이다. 아니다 문통은 쇼통이다’고 하는 이런 논란이 많다는 것이다.

양 :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부터 소통에 중심을 두고 계속 소통을 해 왔다고 여당은 평가를 했다. 야당은 동의하지 않고 “소통이 아니라 쇼다. 쇼통이다”고 평가를 했다.

박 : 불통의 교훈을 딛고 들어선 문재인 정부, 새 정부는 확실히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여러 가지로 기자회견뿐만 아니라 어떤 현장에 대통령이 직접 나타나서 이야기하고 하는 등의 소통은 우리가 괄목할만하고 바람직하다고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야당이 이야기 하는 ‘쇼통’이라는 비난을 받을만한 소지도 많다고 본다. 취임100일 기념 기자회견의 경우 과거처럼 정해진 답변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15개의 이슈에 대한 제한적이었다는 문제도 있다.

그리고 국민보고 대회라는 형식으로 지난 일요일에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막상 뒤에 알고 보니 전부 기획되고 연출됐다는 ‘쇼통’이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어서 굉장히 실망감이 들고 있다.

양 : 청와대 출입 기자를 했고 다른 어떤 기자보다 많이 출입했던 입장에서 말하는데 이번 기자 회견이 끝나고 나온 언론사의 기사들은 한 번 봐라. 그 어느 때보다 대통령 기자회견 기사치고 무게감이 굉장히 떨어졌다. 그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봤을 때는 수박 겉 핥기였다.

그전에 대통령 기자회견을 하면 답변을 가지고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계속 논의를 했다. 답변에 깊은 내용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기자회견 내용은 그날 단타로 끝나버렸다. 깊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앞만 보고 뒤를 못 보는 우를 범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해 봤다.

미리 대통령에 질문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대통령도 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복지에 관련해서 질의를 했는데 대통령이 어떤 수치라든지 복지에 대한 모든 내용을 다 알고 있을 수는 없다. 그런 과정이 없다 보니 결국 쇼맨십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 분명히 알아야 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잘하는 것만은 아니다. 아니 하도 형식적인 것 하지 말라고 하는데 형식적이면서도 진실 된 것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 국민이 이제는 알아야 한다.

박 : 이것은 지금 국민을 탓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말한 대로 기획을 해야 할 부분은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할 부분은 하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진실의 문제다. 적어도 우리가 국민의 대변자로서 언론과 하는 부분이라면 설령 그것이 계획되고 기획된 것이라 하더라도 정말로 심도 있어서 추후 이슈가 계속 나올 수 있고 분석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게 기획이 돼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과의 대화를 뒤에 보니 드라마 연출도 아니고 당장 진행자를 여기서는 이렇게 한다 저렇게 한다. 어느 시점에서 누가 나온다. 출연자 대역까지 시켜서 해놓고 실제에서는 낯 간지럽게도 그냥 시점에 나오신다고 하면서 마치 국민을 속인다고 보일 수 있는 부분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양 : 어떤 스케줄 측면에 기획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 질의나 답변까지도 기획적이였다면 비판받아 마땅할 것이다.

박 : 바로 그렇다. 취임100일 기자회견은 전혀 깊이 없는 것을 했다면 국민과의 대화는 그냥 보여주기 식으로 끝났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뭘 얘기하고자 하냐면 문대통령이 역대 대통령을 봐도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다음으로 100일 지지율이 제일 높다고 한다.

그렇게 되다 보니 국민과의 대화를 하자고 나선 것이다. 이 효시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에 최초로 나왔던 국민과의 대화다. 이 대화의 형식을 빌어서 현안문제 대신 국민과 가벼운 얘기를 하면서 호감도를 얻겠다고 볼 수도 있다. 정치는 호감도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대의민주주의가 아니라 직접민주주의가 필요한 시대라고 까지 대통령이 얘기를 했다.  이 정보통신 시대에 과거와 달리 모든 사안에 대해 대의민주주의 정치로 국회를 통해서 하라는 법도 없다. 직접도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그러나 우리는 분명하게 헌법에 정신이 대의민주주의고 아직까지도 전 세계의 주류다.

직접민주주의라는 것은 그리스 시대 겨우 도시국가 시대에 일어났던 것이고 향수다. 그리스 시대 도시국가가 지금 우리 봉천 1동에서 11동에 이르는 규모만큼이나 했을까? 지금은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하고 국민의 각자 생업에 종사해야 해서 자기 주권을 위임해서 비로소 우리의 대의적 민주 정치가 있는 것이다.

여소야대라고 해서 의회와 대화가 어렵다고 해서 모든 것들을 의회를 패스하고 국민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고 하면 옳지 못하다고 본다. 적어도 스마트 시대에 네트웍이나 미디어 등을 통해서 국민과 직접적인 대화를 하는 것은 보조수단으로 돼야지 의회를 패스하는 수단으로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양 : 패스라는 단어는 조금 지양하는 것이 어떤가?

박 : 아니다. 의회에도 책임이 있다. 의회가 오죽했으면 국민의 의회를 신뢰를 하지 않고 국민과 직접 대화의 행태가 일어나도 어느 정도 국민들이 용인하는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은 의회에도 책임이 있다. 현재의 의회정치도 맞지 않는다는 각성의 계기도 되는 것이다.

양 : 박박사께서 말하는 소통이나 문재인 대통령께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통은 같은 맥락일 것이다. 하지만 하고 있는 소통의 형식이나 기획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소통에 있어서 진실됨 일 것이다.

다음 회에 계속...

대담 : 양규현 편집국장, 박기태 정치학박사
정리 : 박선하 기자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