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사법개혁' 앞세운 與에 발끈… 바른정당 국정조사 제안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추미애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중심으로 전 정권의 '사법 적폐'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사법개혁 논의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이는 모습이다.
반면 야권은 "정권을 잡았다고 과거 사법부 판결도 부정하느냐"며 즉각 반발했다.
추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관학교 생도처럼 길러지는 엘리트 사법 관료의 관성을 타파하는 노력이 앞으로 보여져야 한다"며 "박근혜 정부에서는 사법부마저도 때로 정권에 순응해왔고 검찰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추 대표는 전날에도 "기소도, 재판도 잘못된 억울한 옥살이였다"고 주장하며 사법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태세를 보이기도 했다.
앞서 김현 대변인은 한 전 총리 출소와 관련해 별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억울한 옥살이에서도 오로지 정권교체만을 염원한 한 전 총리님, 정말 고생 많으셨다"며 "향후 사법정의가 바로 설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나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재만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추 대표의 발언에 대해 "정말 아연실색,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법부 판결을 송두리째 부정한 것이자 집권당 대표가 사법부 권위와 존엄을 정면으로 깔아뭉갠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은 "사법부의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징역형을 받은 한 전 총리에 대해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앞장서 중형을 외치는 민주당의 이중적 태도에 경악을 금할 길이 없다"며 "'아전인수', '내로남불'로 상징되는 이 정부와 판박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추 대표의 발언에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과거 정부의 사법부 판결까지 겨냥하는 것은 이분법적 사고의 전형이자 배격하고자 하는 구악 중의 구악"이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여당 주장은)한 전 총리는 잘못이 없는데 권력, 사법부 때문에 기소되고 유죄판결을 받았다는 것인데, 동의 못한다"며 "민주당 지도부 말이 사실이라면 국조를 통해서도 억울함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 전 총리는 이날 5시10분경 2년의 수감생활을 마치고 출소했다.
한 전 총리는 "2년동안 정말 가혹했던 고통이 있었지만 새로운 세상을 드디어 만나게 됐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날 한 전 총리의 출소 현장에는 문희상, 이해찬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강금실 전 장관 등 한 전 총리의 정치적 동료들과 지지자 100여명이 마중했다.
한 전 총리는 수감 초기 건강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곧 안정을 찾았으며 이날은 건강한 모습으로 지지자들을 맞았다.
출소 이후에는 정치활동은 하지 않겠다고 측근에게 심경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2007년 열린우리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였던 2006년 4월부터 2007년 3월까지 37대 국무총리를 지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